채우기-도서 문화 공연
사직서에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도서 리뷰
진예령
2018. 2. 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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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려고 아침에 일어나는게 이렇게 싫을수가 없고 일요일 저녓부터 금요일밤이 기다려지는 요즘 한창 퇴사가 고민이다.
물론 지금 회사를 평생 다닐 생각은 입사할때부터 갖고있진 않았지만 최근이 유독 심한 듯 싶다.
홀수년차마다 퇴사 충동이 강하게 온다던데 올해가 벌써 5년차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조금만 더 준비하고 나면 조금 맘편히 퇴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5년뒤, 3년뒤, 1년뒤 같은 식으로 퇴사를 나중의 일로 미뤄뒀지만 우습게도 나는 나름의 끝을 준비하고 있던 것 같다. 아직 확실한 미래의 계획을 세운건 아니라 불안하기도 하지만 정말 서른 전에는 퇴사할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이 들고있다. 물론 이것저것 조건이 붙고 있긴 하지만 지금은 휴직이라도 먼저 하고 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 책은 제목대로 사직서에 적는 이유와 실제 퇴사 이유가 다르다는 것만이 주제는 아니다. 퇴사학교 교장과 청춘상담가가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퇴사를 주제로 한 책을 쓴 것이다.
책을 읽고나서 퇴사하고 싶어졌냐고? 이 책은 퇴사를 장려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티비프로 등에서 가볍게 다루는 퇴사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등에서 성공하기 전의 고생한 얘기, 퇴사할때의 고민들을 좀 더 다루고 있다.
이직을 위해 퇴사한 사람들도 물론 있고 지금 다니던 회사가 맘에 안들어서, 사람이 맘에 안들어서, 연봉이 짜서 혹은 자아를 찾아 간다며 퇴사한 사람도 (드물지만) 있었다.
그럼 나는 왜 퇴사하고 싶은건가?
사실 조건면에서는 이만한 회사가 없다. 연봉도 나쁘지 않고 업무강도도 죽을만큼 빡센것도 아니고 휴가도 다 갈 수 있다. 업무도 전문적이라 경력도 쌓고 배우는 것도 많다. 중간에 업무를 바꿔서 비록 2~3년차같은 5년차가 되었지만 그 어느 조건하나 객관적으로 나쁜 게 없다.
뭔가 부족하다는 그 느낌,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는 느낌과 업무 특성상 노력하지 않으면 가끔 외롭다거나 힘들다는 단점 정도... 이런건 비교적 큰 이유가 될수도 있지만 주관적이라 그다지 큰 문제같아보이진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 퇴사한다고 하면 주변에선 배부른 소리 한다거나 차라리 내가 들어가고싶다는 등의 얘기를 하지만 힘들다는건 정말이다. 현실적으로 먹고살기 힘들다는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사실은 그냥.. 조금 긴 휴식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회식 중에 주변에서 휴직을 했는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비트코인으로 돈을 많이 번게 아닐까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 사람은 정말 돈이 있어서 회사를 나간 걸까? 내 경우를 봤을땐 아닐지도 하면서 돈이 엄청 많은게 아니니 최소한의 보험이라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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