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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내가 제일 어렵다 도서 리뷰

진예령 2017. 12. 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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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비밀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알려준 책.
최근에 내가 숨기고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더 나를 위한 결정을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제목은 좀 낚시성이 있어서 제목과 내용이 어울리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을 했지만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주제-거짓말과 비밀-로 얘기하는 것 같지만 묘하게 설득되는 느낌이었다. 




가장 마음에 와닿던 부분은,
"누구나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지만 답을 들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부분,
"거짓말은 호기심을 잔뜩 품고 너무 가깝게 접근하는 권한 없는 사람에게 대항할 비상 무기가 된다. 마치 밤에 누군가 불법으로 주거에 침입하려 할 때 사나운 개를 푸는 것처럼 우리는 거짓의 도움을 받아 단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아무 권한도 없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에게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컴퓨터로 따졌을 때 내 마음속의 어느 폴더에 권한 없는 사람이 접근하려고 시도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도 이렇게 권한이 없다는 말과 함께 모두 거부해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내가 얘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물어오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서 대답을 하지 않거나 말을 돌리고, 애매모호하게 대답하는 방식으로 응답하곤 했는데 그러고나선 그게 과연 옳은 방식이었는지, 괜찮았는지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서 한참 끌어안고 끙끙대고 있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 알 권리가 있어서 모든 질문에 대해 진실을 얘기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거짓을 말하거나 진실을 감추는 것이 내가 해도 되는 행동일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하지만 그렇게 숨기는 것이 내게 편하고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 그 사람이나 내게 모두 유익한 것이 아니라면 조금쯤 숨겨도 상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모두가 거짓말이 나쁜 것이라고 얘기한다한들 나한테 거짓말이 나쁜게 아니라면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꼭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다른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것보다 나한테 해를 입히는게 더 나쁜 것이 아닌가) 거짓말을 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우리나라 같은 경우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척, 친구들이 한번씩 꼭 물어보는 안부 인사가 있다.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느냐부터, 있다면 결혼은 언제 할 것인지, 결혼을 했다면 아기는 언제 가질 것인지 등에 대한, 심지어 아기가 있다면 어떻게 키울지, 어느 학교 어느 학군으로 보낼지까지 별로 그 사람들이 알아서 쓸데도 없지만 안부삼아 물어보는 그런 질문이다.
하지만 그 질문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부라고 하기도 그렇고 듣는다고 딱히 도움 되는 것도, 신상에 도움은 커녕 정신건강에 해만 끼치고, 그 사람들의 관계에도 서로 좋을 것이 하나 없는 그런 안부인사 말이다.
이제는 왜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들을때마다 느끼는 건, 깊은 질문으로 가지 않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결혼을 안하는게 좋고, 할 생각도 없는게 좋으며 그것보다 나은 건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다. 없다면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도 소개나 시켜주고 물어보라는 타박까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듣다보니 있어도 없는척, 모르는 척 하는 거짓말을 하곤 한다. 

이게 과연 나쁜 걸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질문하는 쪽이 나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질문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생각도 곧잘 한다.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않는게 더 편할 정도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기를, 질문하는거야 질문하는 사람의 자유지만, 답을 강제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니 내가 답을 꼭 해야한다는 법이 없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인 듯 하다. 대답하고싶은 생각이 없다면, 적당히 얼버무리기도 싫다면, 이 이상 물어보면 대답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한다거나 거짓을 섞어서 얘기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혹은 방금 읽었던 다른 책에서처럼 그 사실을 솔직히 얘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듯 싶다. 지금까지는 솔직하게 얘기했지만 더 이상 물어보면 내키는대로 거짓말을 섞어서 얘기할 건데 그래도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이다. 

진실을 대답하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진실만을 대답으로 요구하는 사람이라면 신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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