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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육지장사 템플스테이 후기

진예령 2020. 1. 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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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동경 때문인지 예전부터 템플스테이를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불교도 아니고 무교인데다, 굳이 생각할 시간을 갖고싶다는 이유로 템플스테이를 가야하나 싶어서 계속 망설였다.

그렇게 버킷리스트에 템플스테이가 남아있기만하고 가지는 않고 있었는데 (무려 2018, 2019 버킷리스트에 계속 있기만 했다) 

최근에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도 나지 않는 상태에 문득 생각나서 이런저런 템플스테이를 다시 찾아보게 됐다.

가까운 절을 가서 템플스테이를 할까 조금 머나먼 곳까지 찾아갈까 하면서 서울 경기의 절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아예 도심에 있는 절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이 산에 있어서 대중교통은 정말 별로였다.

그렇다고 도심에 있는 절을 가자니 굳이 절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생각하면 되지 않나 싶어서 정말 고민 많이 했다.

 

그렇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결국 결정한 곳은 육지상사라는 절이었다. 절 치고는 이름이 독특한 편이긴 한데,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맘에 들었다. 

사실 육지상사는 단식(디톡스)프로그램이 있어서 다이어트를 하러 가는 사람도 제법 있다고 한다. 뉴스기사 같은 곳에선 20~30대 여자분들이 많이 한다는 식으로 써있었는데 실제로 갔을때 식사 준비해주시는 보살님 말씀으로는 30~40대분들도 많이 온다고 한다. (주로 명절에....) 

디톡스, 쑥 좌순, 옥 온구 등 체험만 하러가도 여러가지를 해볼 수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다보니 대충 선택하고 가면 가서 다시 설명해주신다. 그래도 체험형인지 단식형인지는 미리 결정하고 신청해야한다 (시작 전후로 식사하는데 주의사항이 필요하기 때문)

 

난 차가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하고 (대중교통 이용하려면 신청할때 미리 기입하거나 전화로 요청해둬야 한다! 그래야 픽업차량이 옴) 

704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렸다. 아래와 같은 위치에 내리면 육지장사 이름을 단 봉고차가 온다는 시간(대략 오후 1시30분) 에 온다.

연초부터 템플스테이를 갔던거라 새해계획을 세우려는 나같은 사람들이 좀 있을줄 알았는데 거의 없었다... (2박3일동안 나빼고 세명 더 있었음..)

돌아갈땐 바로 앞에있는 정류장에서 버스타고 가면 됨. 대중교통으로 온 경우엔 탔던데로 데려다주신다. 

절에 도착하면 일단 숙소로 안내해주고 이불과 베개, 옷, 수건등을 주신다. (선택한 프로그램에 따라 옷 여벌이나 수건 여벌 등의 수가 달라진다) 

정리할때도 알아서 잘 정리하고 가야한다. 

방은 뒹굴거리기 아주 좋은 온도로 세팅되어 추운 겨울날 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을 제공해줬다.

템플스테이인데 사실상 프로그램한거 몇개 빼고는 거의 방에서 굴러다닌 느낌이다....

방은 깔끔한 방이다. 행거 외엔 뭐 아무것도 없었다. 

방을 나와서 복도로 가면 바로 앞에 해우소라고 써있는 화장실이 있고 다른 방들이 보인다. (화장실 겸 샤워실 외엔 들어가보지 않았다) 

화장실 겸 샤워실..!  (사진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어렸을때의 기억으로는 절에 있는 화장실이 푸세식이어서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육지장사는 지어진지 20년 정도밖에 안되어서인지 제법 깔끔했다. 특히나 숙소쪽에 있는 건물은 화장실도 깨끗하고 샤워실도 깔끔한데 따뜻한 물도 잘 나와서 쉬기에 정말 좋았다. 

다만 샴푸나 린스 등은 없으니 개인 세면용품에 샴푸 린스 등은 들고가는 것이 좋다. 특히나 쑥 좌훈 / 쑥 온구 등이 일정에 있다면 더더욱이나 챙겨가야한다. 하고나면 냄새가 엄청 난다. 

숙소건물에서 바로 건너편을 보면 수선당 건물이 보이는데, 저기가 보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공양(식사)을 하는 곳이다.

단식할땐 물을 많이 마셔야한다. 방문앞에 정수기가 있어서 아주 편하고 좋았다. 

밖에서 보면 절 건물은 딱 세개다.

왼쪽이 수선당(식사 및 프로그램 진행). 중간에 있는 곳이 예불을 드리는 곳, 사진에 안나오지만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숙소건물이다. 

앞에는 무대(?)로 추정되는 곳과 쉴수있는 곳이 있어서 날이 따뜻하면 앞에서 잠깐 차마시고 쉬기에 좋다. 

연초에 한겨울인데도 별로 안추워서 한번씩 앉아있기도 했다. 특히 햇볓이 따뜻한 시간이 좋은데 다른 계절은 오전이나 저녁무렵이 좋을것 같기도 하다. 산에 있어서 주변 풍경도 좋다. 

프로그램 시작 전, 잠시 아래에 내려가서 육지장사의 설명을 보고 왔다. 

말이 어려워서 머리에 잘 들어가진 않지만 이름의 기원 정도는 알아두는게 좋을듯 싶어서... 

별로 안춥다고 했는데 물이 어는 날씨긴 하다. (새벽, 오전시간에는 엄청 추웠다.)

절도 한바퀴 돌아보고 근처에도 다녀오니 잠깐 산책하기에 좋다. 

 

단식자의 공양은 차한잔이다... 이 한잔에 티스푼을 주는데 이걸 30분동안 먹으라고 한다. 

30분.... 엄청 길다..... 티스푼으로 차를 마시는것도 굉장한 인내심이 소요되는데 그것도 빨리 먹으면 안된다 ㅋㅋㅋㅋ

호로록 마시면 1분안에도 먹겠지만 이걸 최대한 천천히 먹으려니까 정말 힘들었다.

한숟갈 먹고 농부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한숟갈먹고 차의 재료는 무엇인가 고민하고 한숟갈먹고 사과와 당근, 그리고 검정색 가루는 무엇인가 고찰하고 한숟갈먹고 정신놓고 를 반복하면 제법 느긋하게 먹을 수 있긴 하다. 의외로 다 먹고나면 배가 부르긴 하다. 위장을 속인 기분.... 

공양드리기전에 단식자는 인바디도 한번 측정한다. (나갈때 마지막 공양 전에 한번 더 측정한다.) 

 

저녁/새벽 예불때는 108배를 드리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무릎이 안좋으신 분들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108배가 엄청 힘들어서 끝까지 하기 힘들다는 글을 제법 보고 걱정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읭? 뭐가 힘들다는 거지?"하면서 하루한번씩 예불드리고 108배까지 다 하고 왔다. (둘째날은 두번 할 수 있었는데 아침에 못일어나서 못함..)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운동살짝 하고 온 느낌.

 


둘째날 오전에는 스님과의 산책시간이 있었다.

근처(?)에 있는 마장호수를 한바퀴 돌고왔다. 근처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게.. 육지장사는 양주에 있는데 마장호수는 파주고, 절 근처 산을 산책하는건줄 알았는데 차타고 쪼끔 가서 마장호수 입구에서 내려서 호수를 한바퀴 슥 돌고온다. 

 

산책시간은 대충 1시간 20분~30분 정도. 아침 이른 시간에 가서 흔들다리까지 타고 오니 엄청 뿌듯하고 새해부터 부지런을 떨었다는 느낌이 든다. 

아침엔 영하 5~6도 정도 되는 날씨여서 들고갔던 핫팩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이게 그나마 겨울 중 따뜻한 날씨라고 했는데도 추웠던 거였으니 더 추운날은 더하겠지 싶다)

그래도 아침에 한시간정도 산책하고 오니까 돌아가서도 일주일에 한번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정도에 근처 산책을 다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게 방에서 굴러다니면서 고민만 하는것보다 확실히 도움이 되는것 같다. 

 

그렇게 추위와 다투고나서 다시 돌아와서는 옥 온구체험을 했다. 

왼쪽의 사진에 주머니에 있는건 옥 온구고, 갈색의 화산모양으로 생긴건 쑥 온구다.

둘 다 배 위에 올려놓는 건데, 쑥 온구는 쑥을 화산모양 안에 넣고 불을 내서 열을 나게 하는거라 갈수록 뜨거워지고,

옥 온구는 옥돌을 따뜻하게 해서 배 위에 올려놓는거라 초반에 뜨겁고 나중엔 점점 따뜻해진다. 쑥온구는 엄청 뜨거워지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따뜻할때 잠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옥온구는 처음에 배에 올릴때부터 뜨거워서 알아서 조심하니 화상을 입진 않는다. 

오른쪽 사진에 있는 건 쑥 좌훈인데, 구멍난 항아리에 앉아서 따뜻한 기운을 느끼는건데 구멍 안에는 쑥온구와 마찬가지로 불피운 쑥을 넣고 연기가 올라오는 구조다. 훈제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쑥에 불피운건 다 끝나고나면 쑥냄샌지 탄냄샌지 엄청 심하게 나서 끝나고는 바로 씻고 옷을 갈아입는게 좋다. 

쑥온구 옥온구 쑥좌훈 다 체험시간은 한시간 정도다.

아 사진이 없어서 까먹을 뻔했는데 온구, 좌훈하는 공간에 게르마늄 찜질기도 있다. 

디톡스체험으로 신청했을 경우 게르마늄 찜질기도 체험할 수 있는데, 1인용 찜질방에 들어갔다 온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25분정도 체험하는데 나한테는 딱 땀이 좀 나는 정도였는데 땀을 흘렸는데도 개운해서 기분이 좋았다. 

찜질기에 들어갔다 나오니 바깥이 굉장히 상쾌한 기분이었다. 

 

 

내가 신청한 체험프로그램은 다이어트 단식 / 게르마늄 디톡스 + 쑥 좌훈 이었는데 다른 프로그램도 쑥 온구와 옥 온구는 포함되어있지만 같은걸 여러번 하는지 다른 것도 한 번씩 하는지가 차이가 있다. 

 

2박 3일 기준으로 

디톡스 + 쑥온구(10만원) -> 디톡스도 하고 옥온구, 쑥온구도 한다. 쑥 좌훈은 없다.

디톡스 + 쑥좌훈(10만원) -> 디톡스 + 옥온구 + 쑥온구 +  쑥좌훈 다 있다. 다만 횟수는 다르다. 좌훈을 하고싶냐 아니냐에 따라 위와 선택이 달라질 듯. 

체험형/다이어트 단식(7만원) -> 디톡스가 아니므로 게르마늄 디톡스는 없다. 쑥온구는 있지만 쑥 좌훈은 없다. 

체험형은 일반 식사고 다이어트 단식은 선차가 나온다. 일반 식사가 더 맛있어 보여서 일반식사로 신청하는게 좋아보이긴 한다. (굶으면 몸무게는 줄어들지만 살보다 근육이 먼저 빠진다.... 인바디를 전후로 찍으니 그렇더라ㅠㅠ )

다이어트 단식형의 교훈은 .... 배고프다. 아니 사실 하면서는 생각보다 배고프지 않고 2박3일 정도는 나름 할만하다. 

다만 가기전에도 식단을 챙겨야하고 다녀와서도 챙겨야하기 때문에 사흘간만 한다고 끝이 아니다.

돌아오자마자 고기를 먹고싶었지만 이틀은 참아야하고 매운것도 이틀은 참아야하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틀간 커피도 참아야한다. 위장에게 요양할 시간을 아주 많이 주었기 때문에 빈속에 그런걸 넣으면 무리가 갈거란다. ㅠㅠ

 

돌아와서 죽만 세끼째 먹었더니 지겹다. 식사를 했고 배도 부른데 제대로 안먹은 기분이랄까. (물론 양이 좀 줄어들긴 했다. 그릇도 작은 걸 쓰고 천천히 먹으니까 평소보다 금방 배가 부르더라) 그냥 입이 심심할뿐... 

저녁까진 된죽을 먹으라고 했지만 그냥 대충 덜 자극적인 밥을 먹어야겠다 싶다. 

 

+ 참고로 이 템플스테이는 상시 하는게 아니라 하는 날짜가 정해져있다. 

보살님이 명절에 사람이 온다고 하던게 그때만 받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토일만 받거나 명절에만 받는듯 싶다. (금토일도 매주 금토일은 아닌듯... 자세한건 템플스테이 사이트에서 확인하는걸 추천한다)

https://www.templestay.com/reserv_search.aspx

 

템플스테이 | 참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봉인사] 상상(명상과 상담이 있는 명상) 템플스테이 경기, 체험형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로156번길 295 (봉인사) 031-528-5585 [프로그램 안내] 서로 더불어(相) 사유하면서(想), 알게 모르게 받아왔던 내면의 상처들을 명상과 상담을 통해 풀어 나가는 의식(영성) 계발 프로그램입니다. 통상 월 1~2회 진행되고 토/일요일 1박2일간 실시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누워서 음악과 함께 하는 명상, ...

www.templestay.com

내가 신청할때는 20년 1월5일까지 신청에 금토일만 신청가능이었는데 지금은 설연휴만 받는걸로 글이 올라가있더라.

(참고로 휴식형은 아무것도 안하는거다. 비용은 5만원인데 일정이 밥먹고 쉬는것밖에 없음) 

 


+19.1.9

디톡스 이후 일주일. 디톡스 기간에 밀가루를 입에 안댔던게 생각나서 이후로 밀가루 끊기를 실천중인데 생각했던것보다 음식을 조절하는게 쉬워졌다. 예전에 밀가루 끊기를 시도했을때보다 (2주일동안은 성공했었다) 한결 수월해졌다. 마의 고비인 3~4일을 보식을 핑계로 쉽게 넘어갔기 때문인가 싶다.

물론 천천히 먹기는 계속 습관을 들여야하는 거지만, 식탐이 줄었다고 해야하나. 스트레스 받을때 생각나던 매운음식, 술이 땡겼는데 지금은 좀 덜한편. 덕분에 매운 음식과 술도 덩달아 자제하고 있다. 

의무감으로 먹던 식사도 줄어서 식사량도 줄어든 편이고 속이 더부룩한적도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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