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계동 화우 후기

수원 인계동 번화가쪽이 아닌 농수산시장쪽으로 가면 화우라는 고깃집이 있다.

사실 블로그 상에서는 평가가 좀 갈리는것 같지만 (사장님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맛있는 소고기를 적당한(?) 금액에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사장님이 불친절하다기보단.... 고기에 있어선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시다. 소고기의 프로, 달인이라 그만큼 자부심이 있어서 그럴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정말 건물주라서 맘대로 장사해도 상관 없을수도 있지만 말이다)

인당 33000원에 당당우 라는 메뉴를 시킬 수 있는데 (고기 메뉴는 이것 밖에 없다)

소고기 한 종류가 나온걸 먹으면 다른 고기를 또 갖다주신다. 소고기로 이루어진 코스요리 같다.

일행들이 오기전에 먼저 도착해서 빈 자리를 잠시 지키면서 사진을 찍었다.

기본 세팅 메뉴로 나오는건 김치와 쌈장, 피클, 마늘, 양파, 소금이다.

사실 사장님은 고기를 소금에 찍어먹는걸 안좋아하긴 하지만 난 소금취향이라.... 소금과 양파를 적절하게 곁들였다.

처음으로 나온 고기는 우삼겹! 

에피타이저 같았다. 아주 배고픈 상태로 시작했더니 고기를 뒤집자마자 들고가서 금방 사라졌다. 

두번째로 나온건 (무려) 뼈가 있는 립아이 스테이크.

저번에 왔을때도 이렇게 뼈가있던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사장님이 특별히 뼈 있는 맛있는 부분으로 주신거라고 했다. 

네명이상이 와야 주는거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세명이었지만... 여기로 데려갔던 6년 단골의 힘을 빌어 특별 서비스를 받은 것 같다. 

위의 사진으로는 고기의 두께가 가늠이 안될지도 모르겠는데,

아래의 사진은 위와 같은 고기다. 갈비쪽을 자르고 남은 고기를 삼등분한건데 불판에 닿은쪽이 두께다. 아주 두껍다.

그리고 고기를 먹기좋게 잘라서 익히는 중이다. 

레어로 먹어도 좋고 미디움으로 먹어도 좋다. 소고기를 굳이 웰던으로 익혀먹지는 않는 취향인지라.... 

사장님이 권한대로 레어도 먹어보고 미디움도 먹어봤다. (웰던도 먹어보라고 했던것 같지만 웰던이 될 때 쯤엔 고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아래 사진같은 상태는 먹어도 되는 상태라기엔 아직 고기가 차가워서 조금 더 익힌 뒤에 먹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나온 갈비살. 

웰던으로 익히면 질기니까 레어/미디움일때 먹으라고 했지만 이거 역시 웰던까지 고기가 남지 않아서 웰던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너무 잘먹어서 사장님이 매우 좋아했다. 

그리고 채끝스테이크. 

앞서나온 고기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레어나 미디움일때 먹으면 부드럽게 부서지는(?) 느낌이라 맛있게 먹었다. 

한쪽면을 먼저 굽고 살짝 뒤집어서 마저 구운 뒤 1cm 크기로 잘라서 먹으면 딱이다. 

잘라서 요렇게 정렬해놓고 영상도 찍어봤다. 고기 익는 소리가 일품이다. 

채끝을 다 먹고나서 나온, 우리를 감동하게 한 티본스테이크!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딱 두번째다. 고깃집에서 구워먹는 용으로 본건 처음이다.

보기엔 살짝 얼어있는 것 같아서 의심도 1만큼 하긴 했는데 사장님 말대로 먹었더니 잠깐 의심했던게 죄송할 정도로 맛있었다.

뒤로 갈수록 고기가 더 맛있는게 나오는 것 같다. 뭔가... 잘먹고 맛있게 먹을수록 사장님이 맛있는 고기를 풀어내는 기분이 든다. 사육당하는 기분 ㄷㄷ 

먹는 방법은 가위 끝으로 뼈를 따라가며 고기를 잘라내고 정사각형 모양으로 작게 잘라서 구워먹으면 된다.

티본스테이크는 이렇게 뼈가 T자라서 T bone 스테이크인건데,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달려있는 고기는 따로 팔면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고기들이라 굳이 이런식으로 팔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위의 사진을 기준으로 위가 등심, 아래가 안심이었다.

사실 이렇게 먹고 끝이었던것 같지만 

우리가 너무 잘먹었던 나머지 사장님이 하나 더 먹어야겠다며 채끝스테이크를 한번 더 주셨다. 아직 부족해보였나....

덕분에 티본에서 딱 적당히 배부르다!를 외치며 나올 수 있었는데 채끝까지 더 먹고 소고기에 잠깐 질리는 기분을 느꼈다.

마지막 한점을 눈앞에 두고 더이상 고기를 입에 가져갈 수 없을 뻔 하다가 콜라한번 먹고 회복해서 다 먹고 나왔다.

소고기를 코스로 먹는데, 어느 코스로 나오는지도 알 수 없지만 나오는 고기마다 맛있어서 믿고 먹을만하다.

거기다 사장님께 아직도 한참 배고프다거나 고기가 매우 맛있어서 더 먹고싶다거나 하면 더 주시기도 한다. (무한리필집이 아닌데 무한리필같은 느낌) 

그냥 부위 상관없이 소고기가 먹고싶다! 그것도 맛있는걸로! 한다면 올 만한 가게다. 그냥 싸고 적당한거 먹는다고 하면 뭐 다른데를 찾아도 말리진 않겠다.

평소 돼지고기를 먹어서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하면 .... 다른곳 여러번 갈 금액을 합쳐서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