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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 다섯째날 17.10.04

진예령 2017. 10. 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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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전날 사온 컵라면과 빵, 쨈으로 먹어보고자 굳이 아침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우리끼리 먹었다.
사실 전날인가 그 전날 아침을 안줘서 아침을 준비해야겠다 싶어서 산거였는데 이날은 아침을 주겠다고! 해서 좀 당황하며 괜찮다고 하고 먹었다.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한건 아니고 새벽에 일어나서 별보다가 다시 자고 일출보고 자고 하다가 막은거였는데 사진 순서가 좀 뒤바껴서 아침밥부터ㅋㅋ


새벽에 나와서 주변 산책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해가 뜨는 걸 보려고 나왔지만 구름이 많이 껴서 못보고 뜨기 전후로 서서히 밝아지는걸 보면서 호수 주변을 둘러봤다.

 같은 시간에 찍은거지만 역광이냐 아니냐애 따라 사진의 밝기가 달라져서 예뻐보이는듯 신비한듯 분위기을 냈다.


같이 산책 나온 분과 함께 호수 바로 옆에서 발 사진도 찍었는데 마침 이 분이 운동화 끈 색이 비슷해서 세트같은 느낌을 준다.


호수가 생각보다 크다는 의미로 손 비교샷도 찍어봤다.


어제 잔 게르 캠프의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입구에 물통을 놔둬서 양치할때나 손씻을때 등 이용하기 편하게 해줬다는거다. 입구 근처 노란색 물통에는 수도꼭지가 달려있다. 

그리고 아침으로 (미리 컵라면을 먹어서 아침 후식이 됐지만) 삥이라는 밀가루 부침? 전 같은 것도 줬다. 난 하나 챙겨서 점심에 먹었는데 꿀없는 호떡같은 맛이었다. 나름 나쁘지않았다.
우리만 먹는건가 싶어서 가이드네 게르에도 좀 갖다줬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서도 이걸 아침에 많이 받아서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갖다줄땐 그런 얘기를 안해서 나중에 듣고 아 그냥 갖다주지 말고 더 먹을걸 하는 아쉬움이 생겼었다. 그만큼 맛있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그렇게 아침을 배부르게 먹고 호수 주변을 살짝 따라서 길을 떠났다. 중간에 풍경이 너무 예뻐서인지 우리차 바로 앞에 가던 차는 사람들이 내려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침 길이 하나밖에 없던 곳이라 (앞팀이 사진을 찍고있지 않았으면 바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도 그 뒤에 내려서 같이 사진을 열심히 찍다가 앞 팀이 가고 우리도 사진을 다 찍고 나서야 다시 출발했다.

 지나가는 길에 차 앞유리와 옆으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동물 떼도 보고 평원도 한가득 눈에 담았다.


푸르공을 타며 신기했던 것 하나는,
이 차 수륙양용이었나...?
분명 개울가고 가끔 조금 깊이있어보이는 물가인데도 차가 간다는 것이었다. 운전자가 베스트 드라이버라 할 수 있는건지 차가 좋은건지 길이 그거밖에 없는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정말 말그대로 산넘고 강건너 몽골 대륙을 횡단하며 마을을 찾아가고 숙소를 찾으며 여행을 다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점심을 위해 도착한 작은 마을.


여기가 정말 작은 마을이라고 느꼈던건 가이드 왈, 식당에 먹을만한 메뉴가 호쇼르밖에 없다며 이것만 잔뜩 시켜줬을 때 였다. 뭐랬더라 인당 다섯갠가 여섯개씩 먹어야된댔는데 한두접시를 산처럼 쌓아나오고 더 나올것 같은 기세에 우리가 엄청 당황해서 이걸 어떻게 다먹냐고 했다. 이미 주문했던건지 가이드가 더 당황해서 식당 주인에게 다시 얘기해서 양을 줄인 것 같았다. 뭔가 얘기한 이후엔 튀기는 소리가 덜 들렸다. 하지만 이미 튀긴게 있어서인지 모두 함께 나온 호쇼르를 먹는데 먹는 중간에도 끊이지 않고 계속 나왔다.
거기다 이건 안에 양고기가 들어있어서인지 냄새난다며 고기를 잘 못먹는 사람들이 있어서 많이 남겼다. 그와중에 난 엄청 잘 먹어서 네 개쯤 먹었던거 같다.


식사를 마치곤 식당 앞의 학교 안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에서 빠르게 볼일을 보고 나왔다. 그 화장실은 문이 없어서 볼일보던 중 어떤 남자가 들어오려는 당황스러운 일도 있았다. 그래도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푸세식 화장실 환경에도 제법 적응해가고 있는듯 했다.

화장실을 갔다와서 마을을 떠나고 조금 이동하다가 산 정상이라는 곳에 잠시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여긴 높은 곳이라 그런지 눈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한참 비포장도로를 달려 내려와서 목적지에 도착! 을 엄청 일찍 했다.
신 이데르 마을에 도착해서 오늘의 숙소인 통나무집 호텔(?)앞에서 주인이 없다며 잠깐 기다렸다 들어갔다. 신기하게 열쇠가 어느 동화속에 나올 것같이 예쁘게 생겨서 문도 닫았다 열었다 해봤다.
숙소가 방 두 개밖에 없었던 듯 싶었는데 금액이 비싸서인지 방이 없어서인지 가이드와 기사는 따로 잘 곳이 없던 것 같았다. 호텔 주인집에서 가이드와 기사가 자기엔 애매해서 두메는 차에서 철이는 소파와 우리 숙소를 전전하며 눈을 붙인 것 같았다.
여행 전체적으로 가이드에게 얼마 정도의 금액을 사용하고 등의 설명은 들었지만 어디는 얼마고 음식은 얼마 등의 상세한 설명은 부족해서 비용 계산은 좀 어려웠다.
다행히 전기는 잘 들어왔고 씻는 곳은 마을에 샤워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다고 해서 인당 2000투그릭씩 내고 가서 씻었다. 온천 이후로 오랜만에 씻었더니 굉장히 개운하고 기분 좋았다.
그리고 글을 적다 생각난건 이게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샤워했었던 거였다....!!


샤워할 땐 사진이 없고 샤워장에서 숙소를 오갈땐 두메가 푸르공을 태워줘서 편하게 다녀왔다. 하지만 장보는건 가까운데 있어서 알아서 가라고 하길래 적당히 나갔는데 정말 슈퍼들이 엄청 가까웠다.
길가에 많은 슈퍼들이 있어서 하나씩 둘러보며 필요한걸 하나씩 샀다. 그김에 양말 등 개인 쇼핑을 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돌아오는 길엔 매어있는 말도 한마리 봐서 슬쩍 도촬했는데 주인이 저 앞의 슈퍼입구에서 대화중인것 같았다.


먹을것들을 잔뜩 사서 숙소로 온 뒤 하루를 너무 일찍 마무리해서 심심함을 수다와 산책 등으로 달래다 한참 뒤에 저녁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이다.
너무 일찍 목적지에 도착해서 쉬어서 뭘 더 해도 어두워지기까진 시간이 한참 남아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 정도는 맛있는 식사 앞에서 다 필요없었다. 우리의 가이드 철이가 해주는 식사는 다 맛있어서 엄청 만족하면서 잘 먹었다. 어떻게 저렇게 요리를 잘하는건지 모르겠다. 감자고기볶음(?)같은 요리였는데 우리나라 김친지 중국 김친지 매콤새콤한 김치같은 게 들어가서 간이 제법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정리한 뒤 오늘은 음료수와 함께 저번에 먹다 남은 보드카를 다시 마시기로 했다. 보드카 조금에 음료수를 가득 담아서 음료수맛으로 보드카를 마셨다.


잔 수만 봐도 알 것 같지만 보드카를 마실때는 한명 추가해서 가이드도 함께했다. 정확한 타이밍은 기억 안나지만... 아마 우리가 밥 다먹어갈때쯤 가이드가 마을에서 한다는 축제에 잠깐 볼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운댔는데 그러고 나가서 한참 있다가 우리가 한창 보드카와 함께 수다의 장을 벌이고 있을 때 돌아와선 일행 중 남자 한명을 데리고 나갔다가 들어와서 보드카를 기부했다!
심지어 그 보드카가 내가 귀국할때 사가려 했던 징키즈 골드!! 보드카만 맛을 봤는데 도수는 있는데 맛이 부드러워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적다보니 다시 생각나는데 다시 몽골가면 그 보드카만 두세병 사다놔야지 싶다. 단체로 먹을때 쓰려니 왠지 아깝고 속이 쓰린 기분이 든다ㅜㅜ

맛있는 보드카도 생겼겠다, 받은거겠다 가이드에게도 한잔 권했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계속 사양하길래 한잔만 한잔만 하면서 권해서 자리에 앉히고 그마저도 사진찍으면 안된대서 손만 나오는 사진을 찍고 어디 안올리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올리고 썰도 풀고있다.
그 술 한잔 하는게 몽골에선 다른 의미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가이드가 업무중 술을 먹는게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문화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 잘 모르겠다.

이 날 보드카와 술 한잔 하면서 제법 많은 얘기를 했다. 투어에 대한 (가이드의) 불만과 이유에 대해, 우리는 엄청 만족하는데 의외로 가이드가 투어에 대해 이러면 안된다는 얘기도 해서 신기했다. 소속된 여행사가 아니고 아는 동생이 부탁해서 한거라는 얘기도 들었고 원랜 다른 여행사에서 일했다는 얘기 등도 들었다. 보드카를 조금 주니 이거밖에 안주냐며 화를 내며 종이컵 반을 채워 원샷을 두번 연거푸 해서 술이 엄청 쎈가보다 했는데 (얼핏 듣긴 했지만 몽골사람들은 다 술이 쎈건가 싶기도 하다) 다음날 들으니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하고 술주정으로 같은말을 반복했다고도 해서 주량이 어디까지였을지 궁금하다. (+이후에 추가로 보드카 작은병 두개를 더 깠다고도 하더라 ㄷㄷ)


이번 추석 연휴엔 많은 사람들이 몽골을 찾으면서 여행사에 가이드가 부족해서 항상 가이드 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가이드를 데려오고 가이드를 하기에 부족한 사람도 쓰고 했다는 얘기를 여행이 끝나고 알게 됐다.
우리도 그 중 한 팀이었다는게 놀라우면서도 그 가이드가 엄청 전문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이 아니고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잘 해주려고 노력했으며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겼다는 점이 너무 다행스럽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년엔 철이님이 가이드를 하진 않을거라고 했지만 다른 여행사를 차려서 다시 몽골에 오면 잘해준다고 하니 믿고 찾아가보려고 한다. 물론 가고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우선순위에 따라 언제 가게될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몽골도 이번에 깄던 코스가 좋아서 같은 곳이나 고비사막, 떼를지 등 어디로 갈지도 고민해야하니 아직 가려면 한참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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