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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도서 리뷰

진예령 2018. 5. 1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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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엔가 책방에서 얼핏 보고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안샀었는데, 

이후에 계속 궁금해서 다른 서점에 가서 찾아다녔던 책이다. 

결국 다시 발견해서 사두고는, 구입한 책은 읽지 않고 놔둔다는 이상한 마음가짐에 따라 

한동안 서가에 박혀있다가 최근 돌아다닐수 없는 상태를 맞아 열심히 집에있는 책을 탐독하고 있던 차에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마땅히 주제가 있다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힘들게 들어간 회사에서 불행을 느끼고 퇴사한 작가의 퇴사후의 실질적인 고민들이 담겨있다.

퇴사한 이후 노력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갔다는 흔한 자기개발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물론 이 작가도 퇴사한 후에 만화가가 되었다는 훈훈한 결말이 있기는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면서 자신의 선택지를 줄여나가다가 아주 오래전에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던 이야기. 하지만 딱히 목적이 있어서 했던건 아니고 정말 그냥 그날을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그게 나쁘지 않아 보였던건, 괜찮아 보였던건 

내일을 위해 저당잡힌 오늘이 아니라 그냥 괜찮은 오늘을 살기 때문인 것 같다.

마감에 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런 하루도 있지만, 그 마감도 자기가 선택해서 했다면 괜찮은게 아닐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낟면 회사에서 정한 마감이나 업무 마감일도 내가 정한거라면 괜찮은걸까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어제 읽었던 책, 하버드 강의노트와는 사뭇 다른 내용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책에 진리를 담아놓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하고 읽는건 아니고, 같은 좋은 글이라도 상반되는 경우가 있으니 - 하버드 강의노트는 온갖 좋은 문구들을 합쳐놓은듯한 느낌이라 그 안에서도 경험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질법한 글들이 있었다 - 내용이 다른 책들이 있는것쯤이야 별 일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다른 내용이 어떤 거였냐면, 하버드 강의노트에서는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같은 주제로 얘기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내가 사는 인생인데 낭비인지 뭔지 알게 뭐냐, 내가 열심히 살아도 불행하다면 그게 좋은건 아님이 확실하다. 나는 불행하지 않게 살 것이다. 가 좋은 식으로 얘기한거고, 실제로 내용을 보다보면, 

저렇게 사는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미명하에 허송세월하는 듯한 모습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 허송세월하면서의 고민을 보면서 느낀건, 이게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거였다.


흔한 자기개발서의 글들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하고싶은 걸 아직도 다시 찾지 못하고 헤메고 있나 하는 반성을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는 그래도,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건 알고 있고, 적어도 나는 주말 저녁엔 행복하며, 뭘 할 때 행복한지, 기분이 좋아지는지는 알고있다는 생각을 하며 위안이 됐다. 

물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틈나는대로 고민중이지만,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민을 할 틈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더 치열하게 살지 않아서 틈이 생기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작가가 마지막에 생각한, 하루하루 살아가며 생각하는 오늘은 불행한가? 하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나날들에 대해서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며칠은 행복하다고도 생각하니 나름 괜찮게 살고 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이 만족스럽다는 건 아니라서 더 만족스러운 날을 많이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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