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앤하이드2019 샤롯데씨어터 후기

진짜 엄청나게 오랜만에 보러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실 보고싶은 뮤지컬은 많지만 돈은 없고 시간도 잘 안나고 해서 안보다가 

조승우의 지킬앤 하이드는 한번 보고싶어서 조지킬 예매대기 걸어두고 기다려봤다. 

이걸 한번에 예매 성공할 금손은 여기 없고 그냥 곰손이라 .....

인터파크 예매대기는 한번에 10자리씩 최대 10개를 걸어둘 수 있어서 뮤지컬 보러갈 수 있겠다 싶은 날짜+조지킬인 날의 빈자리를 다 걸어봤다. 자리가 엄청 좋지는 않아서인지 거의 50개 넘는 자리를 걸었더니 5개정도는 되더라. 10%의 확률인가...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있긴 하지만 곰손에게는 괜찮은 방법이라 추천한다.

아무튼 그렇게 가게된 샤롯데씨어터.!

뮤지컬 극장도 정말 오랜만에 왔다 ㅠㅠ

지금 이 순간을 듣기 위해 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킬앤하이드...

일단 입구에서 사진을 한번 찍고, 인증샷은 혼자 간직하는것으로.

샤롯데씨어터는 오페라글라스도 대여할 수 있다. 

나도 이걸 노리고 일찍 온거였는데.... 20분 정도는 일찍도 아니라는듯 이미 마감되었다. 자리가 나처럼 뒷자리인데 배우의 얼굴이나 표정을 잘 보고싶다면 꼭 일찍와서 오페라글라스를 대여하거나 그냥 인터넷으로 미리 사두는것도 방법이다.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특히 추천하는 방법이다) 

사진을 찍기 좋게 꾸며놓은 스팟이 여기저기에 있다. 이런데는 다 줄을 엄청 서야한다. 느긋하게 찍고 싶다면 최소 40분 전에는 와서 굴러다녀야 뭘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여기는 사진을 찍으라고 뒀다기보단 그냥 홍보판넬같은건데... 줄이 없는 덕분인지 여기서도 사람들이 사진을 제법 찍더라.

이건 이번에 처음 봤는데, CGV에서 만들던 포토카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지킬앤하이드 극장 풍경과 함께 내가 들고있는 사진을 합쳐서 포토카드를 만들어준다. 와 진짜 아이디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줄이 제법 길었지만 어디가서 못구할 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어디다 걸어놓거나 쓰지도 않을 카드를 사게됐다. 

가격은 2천원으로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다. 기다리는 줄도 제법 길었으니 QR코드로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진을 업로드하고 수정한 뒤 확인+결제하고나서 나온 번호를 포토카드 출력 기기에 입력하면 됐다. 

나온 카드는 걸려있는대로 앞면은 무대의 모습, 뒷면은 내가 업로드한 사진으로 나온다. 

내 자리는 A석 2층 B구열 11열 21번으로 샤롯데씨어터 2층 맨 뒤에서 두번째 줄 중간자리였다. 보이는 건 이정도. 나름 무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줄은 다행히 대각선으로 놓여있어서 앞사람의 뒷통수가 시야를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 

앞사람들이 커플이 아님에 매우 감사했다.

전에도 이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샤롯데씨어터에서는 객석에 제제를 많이 하는 듯한 모습들이 보였다.

그 제제들이 사실은 당연한 에티켓인데 안지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공연중 핸드폰 금지, 공연 전후에도 공연장 내에서 촬영 금지, 앞으로 몸 내밀지 말고 의자에 기대서 보기 (뒷사람 시야 방해됨) 등등

깨알같은 에티켓인데도 사람들이 잘 지키지 않는걸 계속 얘기해서인지, 뒷좌석에 앉아있었음에도 크게 불편함 없이 본 편이라 괜찮았다. 

사실 지킬앤하이드는 몇 년 전에도 한번 봤었다. 그때는 박은태 배우에게 꽂혀있던 상태라 (지금도 그렇지만) 은지킬을 봤었는데

뮤지컬을 보면서 조승우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보니 한번쯤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거 전에도 돈키호테나 헤드윅을 보긴 했었지만 지킬앤하이드의 명성만큼은 아니었던듯 싶어 찾아오게 됐다. 

다른 배우를 보고나서 같은 타이틀을 한번 더 보다보니 누구는 어떤 느낌이었는데 같은걸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누가 더 낫다기 보단 비슷한데 다른 느낌이랄까. 그마저도 너무 오래전에 보다보니 기억이 흐릿해서 그냥 메모리 업데이트를 한 느낌이긴 했다. ㅋㅋ

뭐랄까 전체적으로 흡입력이 강하고 캐릭터에 녹아들어가는게 완벽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같은 작품을 보는거라 사실 조금 걱정하던 것도 있었는데 아 이거 봤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간 스토리가 바뀐건지 내 기억력이 몹쓸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어 이건 본 것 같기도 해 혹은 비슷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조금 더 자연스럽고 관객을 확 몰입하게 만든다 싶은 장면들도 제법 있었다. 이런게 뮤지컬이 묘미이기도 한 것 같다. (몹쓸 기억력만 빼면) 같은 타이틀을 다른 배우로 봤을 뿐인데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지킬 앤 하이드는 헤드윅과는 다르게 (애드립이 많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은 편이었지만 말이다.

또 한동안 이래저래 돈을 쓴 탓에 뮤지컬을 자주 보진 못하겠지만 올해안에 한두번은 더 갈 수 있도록 분발해봐야겠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여럿 있는데 돈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1년에 한번도 보지 못하는것은 너무 슬픈 것....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