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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태풍끼고 다녀온 제주여행 마지막날 본문
어제 오후에 받은 문자로, (물론 예상하긴 했었지만)
마지막날은 오전11시에서 오후 1시 정도로 비행기 시간을 변경했는데
숙소인 중문에서 제주공항까지 가야했기에 아침 8시에는 슬슬 챙겨서 나와야하는 시간이었다.
다행히도 아침은 덜 일찍 일어날 수 있어서 좋긴 했지만 가는길은 정말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출발은 거의 9시쯤 했는데 아침을 먹기 조금 애매해서 가는길에 먹자며 달리는데 가는길에 식당이 없음...ㅋㅋㅋ
거기다 가는길도 시야확보가 거의 안돼서 아니 이날씨에 어떻게 비행기가 뜨는가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 시간에 비행기가 못떠서 우리의 원래 비행기가 취소됐던거라....ㅋㅋㅋ
1시비행기는 갈 수 있으니까 취소를 안했겠지 하고 걱정되는 마음을 억누르며 달려봤다.
하필 또 중문에서 제주 가는 길은 한라산 바로 옆을 가로질러가는 길이라 날씨가 더 변화무쌍한 느낌이었다.
뭐 그런것 치곤 비만 많이 오긴 했지만 .....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차가 흔들리거나 날아갈것 같은 건 아니라 나름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저번 태풍에는 제주에서 차가 뒤집혔다는 뉴스기사도 봐서 사실 제법 걱정했다)
제주시 거의 도착해서, 렌트카를 반납하기전에 식사할 장소를 겨우 찾을 수 있었는데
여기에선 그래도 날씨가 서서히 개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비는 많이 왔지만 말이다.
식사메뉴도 이것저것 옵션이 나왔지만 이래서 안되는거 저래서 안되는걸 빼다보니 얼마 안남아서 비교적 괜찮아보이는 칼국수집을 찾아갔다. 공항근처 기준으로는 나름 맛집이었는지 평도 나쁘지 않았다.
메뉴는 보말칼국수와 닭칼국수 그리고 칼국수가 안끌리는 사람을 위한 불고기 메뉴도 있어서 제법 취향대로 시킬 수 있어서 좋았다. 고기메뉴 없었으면 여기 안왔을것 같긴 하다.
제주 말고도 다른곳에 또 있는 것 같긴 한데 뭐가 다른진 모르겠다. 매장은 제법 넓었고 애매하게 이른 점심시간(11시쯤...?)이라 사람도 별로 없는 편이었다. (다만 계산하고 나가는 사람들 중 마스크 안쓰고 계산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 조마조마하긴 했다...)
밥과 국, 그리고 추가반찬은 셀프라고 해서 밥은 알아서 퍼왔다.
기본 반찬은 간단하게 김치와 깍두기, 어묵볶음에 오징어젓갈, 상추가 나왔는데 한창 배고플때기도 했고 맛도 좋아서 기본찬도 제법 잘 먹었다. 특히나 젓갈과 김치는 칼국수와도 잘 어울려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오른쪽은 흑돼지 불고기. 조금 간이 쎈 편이지만 밥도둑엔 이만한게 없었다. 양은 1인분인데도 제법 푸짐하게 나오는편.
그리고 반계칼국수와 보말칼국수.
보말칼국수는 한입 먹어보고 내 취향이 아니라 안시켜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살짝 했고 (물론 고소하고 먹을만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정말로 취향은 아니었다. 해산물이나 파래, 미역 같은거 좋아하면 잘 먹을수도? 엄마는 맛있게 먹었다)
반계칼국수는 닭고기도 많고 칼국수도 많아서 맛있다며 반찬과 함께 열심히 먹었지만 칼국수가 불어나는 느낌에 결국 국수는 좀 남겼다.
푸짐한 한상.
밥먹고나서는 바로 렌터카 반납.
차량을 반납하면 차량 확인을 하는데 우리는 완전자차보험을 들어서 짐만 빼고 바로 반납하면 됐다.
비행기 시간 변경으로 2시간 정도 추가했던 터라 추가요금을 가서 내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하시는 분께 가서 물어보니 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 돈을 환급받는데 거기서 빼면 된다고 했다.
기름은 처음 렌트하고 한칸이었던걸 풀로 채웠는데 나올땐 반....도 다 못쓰고 반납해서 유류비를 환불받았다.
기름넣을때 6.5만원이었는데 환불받는게 4만원 넘다니... 너무 안타긴 했구나 하는 생각을 살짝 했다. (차가 연비가 좋았던 덕분도 있는 것 같다)
2시간 추가요금은 1700원이라 엄청 싸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뭐 싸면 좋은거지.... 렌트도 나름 싸게 해서 만족스럽게 다녔던 터라 다음에도 제주도에 가면 여길 이용할 생각이 들었다.
+ 유류비 환급은 3~4일 내에 된다더니 정말 금방 받았다. 반납할때 날아온 알림톡에 계좌를 입력하면 그쪽으로 입금해준다.
그리고 렌터카 앞의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비도 거의 그쳐가는 듯 싶었다.
출발할때 날씨랑 비교하면 이럴 수 있냐....하면서 날씨 기념사진 찍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확인한 ...... 비행기 일정. 우리 비행기 앞에 다 결항인데 딱 우리 타는거랑 그 뒤의 비행기만 수속/지연.
그리고 그 다음은 2시55분에야 또 김포가는 비행기가 운행한다고 되어있었다. 중간에 출도착지 둘 다 날씨 괜찮을때만 훅 타고 가는 느낌이랄까.
공항 안을 잠깐 구경하면서 박물관은 살아있다로 꾸며놓은 공간도 보고 잠깐 사진찍고 들어갔다.
비행기들이 다 결항된 탓에 공항 내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김포공항때도 그랬지만 정말 공항 전세낸 기분이다.
김포공항은 국내선만 있던것과 달리 제주공항은 국제선이 같이 있는 덕분인지 면세점도 있어서 기념품은 물론이고 술과 담배도 살 수 있었다.
담배를 살 수 있던 덕분에 아빠가 신나했고 술을 보고 내가 신나서 또 카드를 긁어댔다. (그리고 이번달 가계부를 쓰면서 눈물흘리는 나..... 흑흑 하지만 잭다니엘 신상이라니 하면서 혹해서 산 나는 아마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도 또 살거다 아마... ㅠㅠ 진짜 돌아와서 봐도 싸긴 했음. 해외를 못나가는 지금은 저게 제일 싼 가격이다..)
탈때도 다시 눈에 들어오는 캔슬 중간에 뜨는 우리 비행기 ㅎㅎ
진짜로 비행기 출발할때 파란하늘이 살짝 보여서 신기했다. 기상청보다 항공사가 더 정확한가...? 어떻게 이렇게 딱 맞춰서 가지..?
오른쪽은 도착했을때 김포공항의 하늘이다. 제주보다 훨씬 흐리고 비도 조금씩 왔지만 비행기 흔들림 없이 무사히 도착했다. 사실 비행기에서 너무 편하게 자다가 깼더니 이륙하고 있어서 살짝 당황했다.
김포공항은 매우 흐림.....
가족여행을 마무리하고 수원으로 돌아가는길. 부모님은 차타고 오셔서 따로 가시고 나는 따로 사니 집에 갈때도 따로 ...ㅎㅎ
공항이 정말 미운영되는구나 싶은게 대부분의 버스 노선들이 다 운행중지된걸 보고 다시 실감했다.
그나마 수원에서는 사람들이 제법 이동하던 덕분에 노선은 거의 그대로 있었고 티켓을 뽑은지 얼마 안되어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홍초즙과 함께 여행의 마지막날 마무리.
캐리어와 젤페디 붙인걸 보니 나름 뿌듯하긴 하다. 이번 제주여행은 나름 걱정을 산처럼 지고가서 중간에도 계속 걱정할 일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파란하늘 아래서 기분 내면서 사진 찍은 것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날 못돌아오는거 아닌가 했는데 말끔하게 잘 돌아와서 짐정리하고 쉴 시간까지 있었으니 이만하면 제법 완벽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처럼 비행기도 타고 가족 모두 안전하게 잘 다녀왔으니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중간중간 마스크 빼먹지 않고 끼고 다니느라 제법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오랜 시간 보낼 수 있던 시간이라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나 동생이 일을 한 뒤로, 특히나 내가 따로 나와 살면서 가족들과 온전히 하루를 보낸적도 없던 터라 이런 시간은 정말 귀중한 한 때였다. 코로나 감염이 두려워서 가족들과도 자주 못보게 한다면 이게 삶을 사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들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혼자있는 시간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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