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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7.5.5-17.5.8 이르쿠츠크-모스크바 열차

진예령 2017. 6. 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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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쿠츠크에서 느긋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오후 4시쯤 열차를 탔다.

열차 타기 전 시간이 남아 호스텔에서 (사흘간 못 쓸)인터넷을 좀 하다가 적당히 시간맞춘다고 맞춰서 열차에 갔는데 30분 전에 가서 잠시 멍때리며 쉬었다. 도착했을 때 플랫폼도 어딘지 나와있지 않아서 뜰 때까지 잠시 기다리다가 뜨자마자 플랫폼을 찾아갔는데 1번 플랫폼이 기다리던 곳에서 연결된 곳이 없어 근처에 일하는 군인아저씨(?)에게 물어봤다. 물론 영어로.... 그리고 답은 러시아어로 ㅋㅋ 들었지만 대충 손짓발짓으로 밖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나가 있는 문으로 가면 된다는 얘기를 정확히!! 알아듣고 찾아갔다. 는 사실 내 앞에도 나처럼 헤메다가 물어본 사람이 있어서 두번 들으니까 알겠더라. 


사실 이제 사흘간 콘센트도 못쓰겠지 하는 생각으로 기다리면서 핸드폰도 가급적 자제하다가 지겨운 나머지 영상을 좀 보며 놀았는데 다행히도 열차를 타자마자 각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었다.

이번 여행 내내 열차탈때마다 매우 운이 좋았다.

이번에 탄 열차는 3등석이긴 했지만 1번 열차의 3등석이라 3등석 중에선 제일 좋은 열차였다. 덕분인지 쾌적하고 편안하게 열차에서 한가한 한때를 즐길 수 있었다.


이르쿠츠크에서 산 각종 음식들 중 맛있었던 것들.

햄이 들어간 슬라이스 치즈.

크림치즈도 같은 종류가 있는데 그것도 맛있을것 같다. 발라먹는 치즈도 열차에서 매우 유용하다! 빵에 찍어먹을 수 있음! 원한다면 라면에 넣어먹어도 괜찮다. 

그린필드 홍차 - 개인적으로 홍차 좋아하는 편인데 이거 유독 괜찮았다. 25개들이 사서 남는건 집에서 먹으려고 챙겨옴ㅋ

컵라면, 빅본 - 소세지가 들어있는 크림파스타 같은 느낌인데 치즈볶이랑 비슷한데 작은 소세지가 두개정도 더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소스가 겨자색이어서 잘못 골랐나 하고 잠깐 후회할뻔했는데 섞으면 겨자색도 아니고 맛이나 향도 익숙해서 제법 괜찮다. 컵라면 먹다 질리면 한번쯤 먹을만하다

이 과자는 하바롭스크에서부터 사서 계속 먹고 있는데 혼자 먹으려니 양이 엄청나고 몇개 먹으면 제법 배불러서 한번에 다 먹기가 힘들다. 처음엔 과자로 먹다가 나중엔 끼니 대용으로 삼았다. 엄청 달진 않고 그냥 먹을만도 하지만 믹스커피에 찍어먹는게 제일 맛있었다. 마트에서 맥커피를 인스턴트로 파는데 그걸 한잔 타서 이 과자랑 먹으면 진짜 금방 먹을 수 있다. 잠깐만 담가도 과자가 금방 커피를 흡수해서 부드러워지는데 입에서 녹는다. > <


맞은편에 앉아있던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계신데 위에서 자고계신다. 이번 열차 타면서 나랑 제일 길게 보신 분들이었다. 이르쿠츠크에서 같이 타고 모스크바 전전역쯤 먼저 내리셨다.


열차타는 사흘간은 열차안에서 보던 풍경이 주로 비가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눈이 쌓여있거나 하는 날씨가 대부분이었다. 맑은날이 별로 없었는데 그나마 다행히 이전엔 내렸을때 비가 오진 않았었으니 그저 편안하다 하며 구경을 즐겼었다.


물론 잠깐 서는 역에선 비가 많이 와서 담배피려고 나가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도 좀 망설이긴 했지만 이 역에선 열차를 전시해놓은 곳도 있어서 잠깐 나가서 비맞으면서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왔다.


그리고 일찍 일어난 어느 새벽. 창가로 보이는 풍경이 또 아름다워보여서 찍었는데 깔끔하게 나오진 않아서 아쉽다. 사람이 부지런해지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잠깐 쉬는 역에서 북경-모스크바 구간을 달리는 열차와 함께 서는 시간이 있어 열차를 구경했다.

중국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동양인 승객이 제법 많아보였고 이 열차 역시 입구마다 차장들이 서있었다.




사흘차에는 드디어 씻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오후즈음 역을 지나고 조금 있다가 차장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샤워하고싶다고 영어로 얘기했는데 역시나 답은 러시아어로 돌아와서 내가 그 답을 알아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 구글 번역기로 정확한 대화를 시도했다. 인터넷이 되면 목소리로 번역을 시도해봤을텐데 어차피 열차 움직이는 동안은 안됐을테니 포기하는 것이 편할 거라고 포도가 시다고 외치는 여우같은 생각을 했다.ㅎㅎ

다행히 구글번역기 러시아어 다운로드 + 러시아 키보드도 장착해놔서 조금 느리지만 정확한 대화가 가능했다.

열차에서 샤워하려면 샤워실이 언제 가능한지 확인하고 와야한다고 원하는 시간을 알려주면 (모스크바 시간 기준으로 알려줘야 한다. 지역을 계속 이동하니 시간이 변해서 그런 것 같다) 그 때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해서 바로 씻으려고 세시를 불렀는데 시차가 2시간인가 차이나서 두시간 뒤....가 되었다. 알아보고 와서 알려준대서 잠시 기다리니 그때 가능하다고 그때 같이 가자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대망의 샤워실. 네다섯개 칸을 건너가서 2등석 객실이 있는 칸 즈음에 샤워실 하나가 딸려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쾌적하다.

샤워용품, 수건, 갈아입을 옷 등을 한짐 챙겨가도 놓을 공간이 넉넉하고 갈아입을 공간 및 콘센트도 있어서 드라이기도 있다면 머리도 말릴 수 있다. 난 혼자가서 썼지만 두세명이 가거나 애들이 있는 경우에도 가서 씻을만한 크기인 듯 싶다. 샤워실이 딸려있는 칸의 차장이 샤워실을 안내해주면서 따뜻한 물이 제한되어 있으니 안쓸땐 아껴쓰라고 충고해주기도 했다. 간단한 영어로 설명해준 덕분에 알아들을만 했다. 샤워하고나서는 그 칸의 차장에게 150루블을 내면 된다.  

씻고나선 신나서 객실칸으로 돌아가는데 내 열차의 차장이 다른 칸 차장이랑 놀다가 날 데려가는 길에도 같이 갔다. 표정이 너무 밝아보였는지 그렇게 좋냐고 물어봐서 매우매우 좋다고 대답해줬다. 히히

바깥은 매우 추웠지만 씻고나니 파란 하늘이 그렇게나 멋있어보이던지. (사실 회색 하늘보단 훨씬 보기 좋다만)

사진으로는 햇빛도 있고 괜찮아 보이지만 매우 춥다. 거기다 씻고와서 거의 일주일간 입던 긴바지를 반바지로 갈아입고 밖에 나갔다가 얼어죽을뻔했다.

하지만 강아지들을 찍고 싶어서 후딱 인사만 하고 촬영하고 후다닥 열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고일어나니 열차의 마지막이자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모스크바에 거의 다 왔다고 신나했는데 가까워질수록 날이 흐려지더니 비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모스크바에 내릴쯤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나 여기 두시간 있다가 바로 비행기타러 갈건데 비행기는 뜨는거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비행기를 타러 가기 전까지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두시간.

달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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