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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벨뷰 스퀘어, 다운타운 공원, 메이덴바우어 베이 공원 본문
벨뷰에서 머무는 동안은 주로 에어비앤비와 회사만 오가면서 매번 가던길만 가긴 했지만, 한번씩 새로운 길로 출근하기도 하고, 사무실이 벨뷰 번화가에 있던 만큼 번화가 구경을 가기도 했다.
근처에 벨뷰 스퀘어라는 큰 쇼핑몰이 있어서 두어번 구경가기도 했는데, 하루종일 돌아다닐 생각이라면 모르겠지만, 잠깐 들르기에는 너무 넓어서 길잃기 좋은 곳이었다.
신기한 구조라서, 혹은 관심있는 가게들만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기 바빴더니 남은 사진은 많지 않았다.
건물 중심부 정도에는 이렇게 두개 층이 합쳐진 곳이 있었는데, 이 근처에 맥앤치즈가 맛있는 매장이 있다.
선물하기 좋은 목욕용품을 많이 파는 Bath & Body Works 도 있었지만, 미국 환율도 많이 오른 데다가 물가도 올라서 밥먹기도 팍팍한 나머지 선물은 거의 사지 않았다.. 게다가 한달정도 머물다보니 짐 공간도 부족해서 뭘 사기도 쉽지 않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술은 샀다)
나는 벨뷰 스퀘어를 찍고 사무실에 갔다가 집에가서 나머지 일할 생각으로 조금 이르게 사무실을 나왔다. 해가 진 뒤에 혼자 돌아다니기는 조금 무서워서 가능하면 해가 떠있을 때 퇴근하려고 애썼다. 몇번 해가 지고나서 퇴근했는데, 걸어서 30분 이상 혼자 걷기에는 제법 무서운 길이었다. 특히나 한번은 비까지 와서 애써 안무서운척 음악까지 살짝 틀어놓고 달리다시피 걸었다.
사무실 바로 앞에는 제법 큰 공원이 하나 있어서 밥먹으면서 한번씩 공원을 내려다본 적이 있었다. 뭔가 특별한게 있지는 않을까 싶어 퇴근하고 잠깐 공원들을 구경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공원 크기는 엄청 큰 편이었는데, 가운데는 넓은 잔디밭이 (그늘도 없이) 펼쳐져있었고, 그 주변에는 얕아보이는 물길이 깔려있었다. 그 주변은 산책할 수 있게 길이 잘 포장되어있었는데 길 주변에는 가로수도 있고 벤치도 여럿 놓여있어서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고 혼자 또는 반려동물들과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에는 오리들도 잔뜩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떨어진 낙엽 사이로 헤엄치는 모습이 가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벨뷰 다운타운 공원의 남서쪽에는 아이들이 놀기 좋아보이는 놀이터와 작은 인공폭포도 있었다.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님들은 여기에서 아이들이 노는걸 구경하거나 같이 산책을 하는 듯 했다.
벨뷰 다운타운 공원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하면 메이덴바우어 베이 공원이 나온다. 중간에 있는 내리막길을 걸어가며 주택들을 구경하다보면 금방 도착한다.
시애틀의 가을, 겨울은 대체로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많다고 했지만, 내가 구경다닌 날들은 파란 하늘에 날씨가 좋은 날이 대부분이라 나에게 남은 이미지도 좋다. 물론 비도 자주 오긴 했지만, 일주일 내내 비가 오거나 흐린 게 아니라 하루이틀정도 비가 오고 나머지는 맑고 화창한 정도로 맑은 날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메이덴바우어 베이 공원에 닿아있는 물길은 워싱턴 호수로, 쭉 따라가면 어딘가는 바다와 통해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일단 호수다. 너무 넓어서 호수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호수를 보기위해 걸어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라서 돌아올땐 얼마나 걸어 올라와야하는지 살짝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래도 멀리서만 봐도 너무 예뻐서 가까이서 보고 싶은 욕구를 멈출 수 없었고, 결국 내려가서 다 보고 다른 길로 걸어 올라왔다. 후회한 건, 퇴근하고 무거운 노트북을 굳이 짊어지고 왔다는 것이다. 그냥 사무실에 노트북 놓고 구경하고나서 다시 들고 갈걸...ㅠㅠ
아래 사진의 호수에 나있는 길은, 론도 와프 앳 메이덴바우어 공원이라고 하는데, 구글맵에 그려진 초록색 구역과는 다르게 호수 주변에 있는 길까지를 모두 메이덴바우어 공원으로 통칭하는 것 같았다.
푸르게 잘 꾸며져있는데 호숫가까지 내려가봐도 괜찮았을 것 같긴 했다. 호수지만 너무 넓어서 그런지 얕은 파도가 치는듯한 주변도 너무 멋있었다.
대충 호수를 둘러보고 다시 돌아가는데, 아직 해가 지지 않아 근처 카페라도 들러볼까 했지만... 숙소까지 돌아가는데도 또 30분쯤 걸리니 더 어두워지기 전에 후딱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건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는데, 집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거의 해가 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어디를 더 들렀으면 어둑해진 길을 걸어가야했을 것 같다.
나름대로 벨뷰의 번화가나 쇼핑몰부터 환승센터, 주택가가 즐비한 거리들까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것 같았는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안전한 느낌이었다. 늦은 시간에는 조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적어도 퇴근시간이 한창인 오후 5~6시 정도까지는 별 걱정없이 거리를 돌아다녔던 것 같다. 나중에는 해가 조금 일찍 져서 4시쯤부터 노을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 때에도 살짝 어두워진 번화가 까지는 돌아다닐만 했다.
취한듯 길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이나 혼잣말을 크게 외치고 다니는 사람, 주변 좌석을 치고 지나가는 사람을 늦은시간의 대중교통, 인적이 드문 길에서 한번씩 보긴 했지만 아주 드문 편이었다. 나갈때마다 이런 사람을 한명씩 봤다면 걱정을 많이 했겠지만, 벨뷰에서는 10번쯤 돌아다니면 한명 볼까말까한 정도였고, 그나마도 대부분 환승센터 근처 혹은 환승센터에서 탑승한 버스 안에서였다. 그냥 혼자 걸어다닐땐 거의 못봤다는 얘기.
딱 한번 길가다 말거는 외국인을 마주친적이 있었지만, 강남에서 모르는 사람이 말거는 거랑 비슷하게 잡상인 혹은 판매권유, 종교권유 등의 이유일거라고 생각하고, 영어 못하는 척 도망갔다. 그래서 무슨 의도였는지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못들은 척하고 잘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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