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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사이판 가족여행 4박5일 #2 -셜리스 그로토 석양구경 조텐마트 갓파더바 본문
새벽 비행기를 타고 아침에 도착해서 잠깐 잠을 잔 뒤 일어난 건 11시 정도였다. 오후에는 그로토에 갈 예정이라 일부러 꾸미거나 뭘 챙기지 않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 식사 장소는 셜리스 커피숍! 커피숍이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아침식사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식사메뉴가 갖춰져 있다. 아침일찍 여는 편이라 아침에 갈까 했지만 잠보다 식사의 우선순위가 낮아 점심으로 오게 되었다. 가게 위치는 어느 호텔의 안쪽에 있었는데 그냥 지도에 나오는 위치에 있는 건물이라면 개의치 말고 안으로 들어가면 식당이 바로 보인다.
갈비가 맛있다고 들었으니 일단 갈비를 하나 주문하고.. 엄마의 의견대로 샐러드를 주문했다. 나와 동생은 각자 먹고싶은 걸 골랐다.
자리에서 QR 코드를 찍으면 메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메뉴판이 더 편한.... 매장 공간은 제법 넓었는데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메뉴들도 사실 패밀리 레스토랑과 비슷한 느낌이다)
동생이 고른 오믈렛. 아침 메뉴인데 밥이... 밥 두공기에 거대한 오믈렛 하나가 나온다. 이 밥은 대체 어떻게 다 먹으라고 주는건지 조금 의문이다. 오믈렛 하나가 2인분이 아니었을까....? 오믈렛안에는 베이컨과 햄, 야채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가끔 호텔에서 오믈렛을 만들어 줄 때 속재료를 엄청 많이 넣을 때 나오는 오믈렛 같았다. 들어간 속재료들 덕분에 짭짤해서 밥이랑 먹기도 좋았다.
갈비에도 밥 두공기 분량의 볶음밥이 함께 나왔다. 재료를 많이 넣고 볶은게 아니라 살짝 볶은건데 갈비와 기가막히게 잘 어울렸다. 적당히 달작지근한 소스의 갈비와 밥의 조합은 아주 훌륭했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사실 샐러드였는데, 깔끔하니 입가심을 할 수 있어서 다른 메뉴들 중간에 먹기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버거와 감자튀김.버거는 제법 맛있었지만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감자튀김과 밥은 결국 다 못먹어서 포장을 요청했다. 식은 감자튀김은 맛이 조금 떨어져서 아쉬웠지만 밥은 컵라면에 말아먹기 딱 좋았다.
다 놓고보니 네 명이 먹기에는 많아보이는 양이긴 하다. 사실 메뉴가 나올때부터 걱정하긴 했지만 다들 배고픈 상태라 그런지 생각만큼 많이 남지는 않았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나온 금액은 60달러! 이렇게 먹고 8~9만원 정도인데... 한국이랑 비교하자면 조금 비싼 것 같긴 하지만 또 미국 물가를 생각하니 엄청 비싼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셜리스 바로 옆에 있는 99센트 슈퍼마켓. 24시간 한다고 하는데 간단히 먹을 음식은 여기서 샀어도 됐을 것 같다. 다만 호텔에서 걸어오려면 15분은 걸어야 한다. 걸을 순 있는 거리지만 날이 더워서 자주 나다니기는 쉽지 않다.
아직 다른 마트를 가보지 않았지만 그렇게 비싸진 않다. 각종 기본적인 식료품 외에도 한식 재료들이 많이 있었다. 사이판에 한국인이 많이 산다더니 김치부터 반찬류까지 갖춰져있어서 놀랐다.
한국식과 중국식 식재료가 뒤섞여있었지만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건 아무래도 한국 식재료였다. 게다가 입구에 있는 김밥까지..! 마트 김밥은 무슨 맛일지 궁금했지만 먹을게 많아서 도전하지 않았다.
메로나 코코넛맛과 딸기맛. 대충 예상 가능한 맛이긴 했지만 해가 아주 쨍쨍한 날씨에 걸으면서 먹기엔 더할나위없이 시원했다. 금방 녹는다는 함정이 있긴 했지만 손에 흐르기 전에 다 먹어치울 순 있었으니 말이다. 아빠는 먹고싶은 아이스크림이 하나 더 있다며 두개를 샀는데, 두개는 가는길에 다 먹을 순 있었지만 두번째 아이스크림을 열었을 때는 이미 많이 녹아서 손에 묻히지 않고 먹기는 어려웠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나서는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서 쉬다가 옷을 갈아입고 그로토에 갈 준비를 했다.
그로토는 바다와 통해있는 동굴로 동굴에 있는 물은 바닷물이요, 바닷물이 들어오는 쪽 입구로는 빛도 들어와서 푸르스름한 빛도 볼 수 있다. 그 아래로는 다이빙포인트라서 장비를 등에 지고 내려가거나 오리발만 끼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로토 투어는 수영을 하지 못해도 갈 수 있는데,(물론 수영을 할 수 있다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쿨링 장비를 착용하기 때문이다. 투어로 신청하면 투어업체에서 장비를 대여해준다. 투어업체에는 한국인이 있기도 하고 현지인이라도 한국말을 조금씩 하는 사람이 많았다. 투어업체에서 호텔까지 오기 때문에 수영복만 입고 로비로 가면 됐다.
동굴 안에는 따로 짐을 놓을 곳이 없지만 차에는 둘 수 있다. 바닥이 미끄러운 편이니 아쿠아 슈즈가 있다면 아쿠아 슈즈를 신고 가는게 좋다. (신발은 바위 위에 올려둘 순 있다.) 가능하면 동굴에는 젖어도 되는 물건만 가져가는게 좋다.
어느 포스팅에서 그로토 투어 갈 때는 짐 놓을 곳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들고 물에 담가도 되는 카메라만 들고갔더니 물에 들어갔다 나올 때 수건이 없어서 불편했다. 꼭 수건을 챙겨가는걸 추천한다. 동굴이라도 바닷물이라 소금기가 있는데 업체에서 수건을 따로 준비해주는건 아니라 차타고 돌아갈 때를 대비하는게 좋다. 보통 개인 수건을 깔고 앉는 듯 했는데 우리는 수건을 안챙겨와서 돌아가는 길에 직원들이 쓰는 수건을 잠깐 빌려야했다.
그로토에 도착해서는 구명조끼와 스노쿨링 장비를 빌리고 간단하게 주의사항과 진행과정을 들었다. 실제로 물에 들어가서 노는 시간은 한시간 정도인데, 그로토가 그렇게 넓진 않아서 구경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물놀이에는 조금 아쉬운 시간이기도 했다.
물에 들어가서 보는 바위. 저 바위에서 뛰어내려서 스노쿨링 장비를 머리에 쓰면 된다. 어차피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뛰어내려도 물 안으로 가라앉지는 않는다. 힘빼고 가만히 있으면 물에 잘 뜬다. 엄마는 불안해서인지 계속 움직이면서 주변 사람을 잡더니 나갈 즈음에는 어느정도 적응한 것 같았다.
고프로를 들고가서 영상을 열심히 찍어봤는데... 물속에서 찍은 영상은 최대한 조심스레 움직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업체에서 중간중간 일행별로 사진을 찍어주는데, 직원 한명이 밑에 내려가서 동그란 파이프 모양으로 공기방울을 만들어서 예쁜 사진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구명조끼를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올라오는 것도 사진으로 남겨준다. 이건 신청한 사람만 하는 거였는데, 구명조끼를 벗는게 무서운 사람들은 도전하지 않아서 동생과 엄마는 하지 않고 나만 했다. 프리다이빙과 다른점이 있다면 오리발이 없다는 것. 물 아래로 들어가는건 직원이 잡아서 밀어준다. 그러면 안쪽으로 제법 내려갔다가 올라오게 되는데, 혹시 제 때 못 올라올 경우를 대비해서 직원 한명은 아래에 내려가서 대기한다.
힘을 받아서 잘 내려갔는데 숨이 모자라서 몇초 못버티고 후다닥 올라왔다. 프리다이빙 기초 배웠던게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진 않은데 물속에서 숨 참는건 연습 안하면 금방 까먹나보다.
동굴 안에는 빛이 비치지 않아서 안타고 잘 놀 수 있었다. 바깥에 나와서 보는 동굴은 이런 느낌이다. 하늘이 너무 예쁘고 컵모양 구름도 예뻐서 한창 구경하면서 최대한 옷을 말리려고 애썼다.
그로토 투어가 끝나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픽업차량이 귀가까지 책임져주니 이 얼마나 편한가.... 이래서 물놀이 하러 해외 여행을 가는구나 싶기도 했다.
여자 셋이 물놀이를 하고 들어와서 한번에 씻을 수는 없으니 둘은 일단 호텔 수영장에 가서 마저 놀았다. 수영장에 구명조끼도 있고 수영장 위를 떠도는 매트와 작은 농구골대도 있어서 물놀이하기 좋았다. 난 그냥 매트를 주워서 그 위에 살짝 떠서 하늘도 보고, 헤엄도 치고 유유자적하며 여유를 즐겼다.
리조트에서 뭔가 바다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았다. 애들 프로그램인것 같긴 한데, 내가 할건 아니라서 .. 안내판만 구경했다.
호텔에 있는 매점. 수영장에서 놀다가 들어가려던 참에 엄마가 건조대를 요청하고 오라길래 요청하고 잠깐 호텔에 있는 매점에도 들러봤다. 간단한 기념품이나 물놀이 용품, 슬리퍼나 옷을 파는데 요기할만한 음식과 간식거리들도 제법 여러가지 있었다. 초콜렛, 술과 과자 컵라면, 음료수 등이 대표적인데 한국에서 못보던 음료는 신기했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다.
컵라면이 하나에 4달러였나.... 마트 물가 지표로 컵라면을 기준으로 삼고 있었는데, 오전에 갔던 마트에서 1달러에 팔던 컵라면이 여기에서는 4달러.... 하지만 물놀이하고 배고프면 먹을 것 같긴 한 금액이다.
그 앞에는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있어서 바깥 풍경을 보며 먹을 수 있는 듯 싶었다. 수영장 바로 앞에 주문해놓고 먹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지만 먹어보진 않았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는데 방에서 보는것도 좋지만 아래로 내려가서 보는게 더 멋질 것 같아서 내려갔다. 저녁 시간에는 아타리 디너쇼라고 로컬 댄스를 보여주며 저녁을 먹으며 춤을 구경할 수 있는 쇼가 한쪽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석양을 보며 아래로 내려가니 쇼를 슬쩍 볼 수 있었다. 원래는 이걸 예약하고 디너쇼를 볼 생각이었는데, 예약을 까먹고 (동생과 서로 미루다가) 못해서 호텔 도착해서 예약할까 하고 있었는데 딱히 추천하는 코스는 아니라길래 포기했다. 가격은 엄청 비싼데 그만큼의 만족도가 있지는 않다고 한다.
그리고 느긋하게 석양을 구경할 시간을 얻었는데 이게 훨씬 좋았다. 석양을 다 보고는 저녁을 먹으러!
구름이 살짝 있긴 했지만 다행히 일몰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구름이었고, 오히려 구름에 반사된 빛이 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서 붉은 빛과 바다의 색이 어우러지는게 너무 아름다웠다.
사이판에 오기 전에, 계속 비가 오는 걸로 나와서 날씨가 우중충해서 건질게 아무것도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액티비티도 무사히 다 하고 이렇게 석양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전체 일정 중 이렇게 예쁜 석양을 본 건 이 날 하루였다. 놓쳤으면 진짜 아쉬울 뻔했다.
마트에 갈 시간을 찾지 못해서 저녁먹으러 가는길에 잠깐 들렀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었다. 사이판의 이마트 같은 느낌. 대형 마트는 뭐가 있나 구경했다.
물론 주로 본건 술이었고, 술 한두병 사는김에 과자도 사고 물도 사고 간단한 간식거리도 샀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술 종류는 다양한 편이었다. 일단 한국에는 팔지 않는 술이 가끔 보인다는 것 정도. 하지만 가격이 기대한만큼 싼 편은 아니었다.
여기도 물자가 들어오려면 섬나라라 물을 건너와야해서 그런지 가격이 제법 있었다.
최대한 덜 사려고 했지만 사다보니 무거워진 액체류 짐을 지고 걸어서 갓파더까지 이동했다. 10분 정도 큰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나오는 갓파더 바.
저녁에 제리가 공연을 한다기에 가기로 결정했는데, 그로토 투어를 마치고 직원에게 갓파더에는 몇시쯤 가는게 좋냐고 물어보니 8시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보다 이른 7시쯤 가면 자리도 여유있게 잡을 수 있겠지 하고 계획했다가, 석양을 보고 마트에 들르느라 7시반쯤 도착했다.
8시에 공연이 시작해서 8시에 가면 되는건가 했는데 공연 시작은 9시였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바에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해서 여유롭게 우리끼리 얘기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칵테일 종류가 제법 많아서 고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서 저녁엔 그렇게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안주는 있어야하니까 튀김이 종류별로 있는 플래터를 주문했다. 그리고 각자 먹고싶은 술.
바는 제법 넓었는데, 바텐더들 근처 자리 주변에도 테이블들이 많았고, 우리가 앉은 공연장 근처에도 단체로 온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이 많았다. 라이브 밴드의 공연을 보러 온거라 근처에서 보려고 근처 자리를 잡았다.
튀김...! 엄청 맛있었다. 깔라마리 튀김과 춘권, 윙이 있었는데 튀김옷이 엄청 바삭해서 씹는 재미가 있었고 술안주로도 적절했다. 옆테이블의 피자를 보고 피자도 주문했는데 피자는 라지 사이즈를 주문한 게 아니었는데도 크기가 엄청 컸다.
술은 칵테일 두종류와 맥주 두잔. 아빠가 무난하게 먹을 맥주는 라거겠다 싶어서 라거 생맥주가 뭐냐고 물어보고 라거를 주문했다. 다행히 취향에 맞았다. 엄마는 달달한 술은 마시는 편이라 내가 주문하려던 딸기맛 칵테일을 넘기고 나는 롱아일랜드 아이스티로 시작했다. 모두의 취향에 맞는 안주와 술을 골라서 다들 기분도 좋았다.
라이브 공연이 시작하기 한참 전에 카메라를 들고 방송하는 듯한 사람이 나타났다. 유튜버인 것 같았는데, 내가 잘 보지 않는 채널인것 같았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인지 자리에서 술도 한잔 하고 방송도 하더니 밴드에게 허락 받고 키보드에 앉아 짧은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직까지 누군지 모른다)
그리고 뒤이어 9시에 시작된 제리 밴드의 공연. 아는 음악이 나올 때는 즐거웠고, 모르는 음악이라도 중간부터는 분위기를 띄우며 사람들을 춤추게 했는데 이 분위기가 너무 신기했다. 커플로 나가서 춤추기도 하고 혼자 나가서 춤추는 사람도 있었다. 라이브 밴드라길래 음악을 듣는 것만 생각하고 갔다가 춤도 살짝 추고 들어왔는데 댄서 친구들과 왔으면 더 재밌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한참을 놀다가 나중에는 밴드 음악이 너무 커서 얘기를 잘 못하니 부모님이 먼저 지쳐서 돌아가자고 하셨다. 잠깐 듣거나 직접 참여하고 싶다면 가까운 자리에서 보다는 게 좋겠지만 적당히 듣고 싶다면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사이판에 가면 한국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투어를 하지 않고 따로 돌아다닐때는 한국인을 그렇게 자주 보진 못했다.(물론 다른 여행지에 비하면 여긴 그냥 한국이구나 싶을 정도로 한국어를 자주 듣긴 했다)
갓파더 바나 셜리스에서는 마주친 한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리조트에서는 한국인을 자주 마주치는 편이었고, 투어는 한국업체를 찾았다보니 참가하는 사람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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