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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인천-부다페스트, 이스탄불 환승) 왕복 후기 23.0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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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인천-부다페스트, 이스탄불 환승) 왕복 후기 23.01

진예령 2023. 2. 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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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뒤늦지 않은(?) 여행 후기. 1월 중순에 다녀온 부다페스트 여행이다. 코로나 동안 못갔던 여행을 몰아가는 느낌으로 비행기표를 끊어놓은 덕분에 ... 다음 여행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전 여행 기록을 후딱 정리해서 올리려고 포스팅하는 중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아주 오랜만에 유럽으로. 헝가리는 처음인데, 춤 여행을 핑계로 가보고 싶던 부다페스트를 가기로 했다. 마침 일행도 많아서 우르르 다닐 수 있다는 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끌시끌하니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기도 했다. 

부다페스트를 가기로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 가격을 한참 지켜봤다. 유류할증료가 좀 내려가길래 기다릴까 하다가 결국 3개월 전쯤, 그나마 가장 싼 티켓이자 경유인 터키항공을 샀다. 그리고 몇주 더 있다가 대한항공이 부다페스트 직항을 개시하면서 그렇게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 직항 티켓이 생겼지만 이미 환불불가 티켓을 산 덕분에 변경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름 괜찮은 가격에 샀고 시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인천공항으로 이동! 터키항공은 아시아나와 코드쉐어하는 비행기라, 인천공항 제1터미널로 가야했다.

00:15 비행기였는데 1:00으로 시간이 딜레이되었다. 3시간 전 도착할까 하다가, 여유있게 저녁먹을 시간을 포함하자며 한시간 더 일찍 도착해서 저녁 8시 정도에 도착하고는 딜레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연착돼도 도착시간은 비슷하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일단 체크인+수하물을 부치고 남은 시간에 뭐할지 고민하기로 했다. 그래도 같은 비행기 타고 갈 사람이 많으니까 뭐든 할 순 있겠지.

그런데 00:15 비행기는 8시 20분부터 수속을 시작한다고 한다. 앞에 너무 긴 줄이 있어서 밥을 먹고오면 더 길어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단 줄을 섰다. 하지만 이 기다림이 두시간 넘게 이어질거라는 걸 알았다면 일단 저녁을 먹고 왔을 거다... 길어야 한시간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의 2시간을 이 앞에서 기다려야 했다. 

아무리 봐도 보딩카운터가 부족해서 처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 절대 체크인 카운터 수가 늘어나지 않았고 잠깐 늘어나더니 다시 줄어들었다. 그걸 지켜보면서 일처리가 아주 별로라며 마음의 욕을 엄청나게 했고, 다음에는 터키항공을 이용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보안수속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줄이 길긴 했지만 처리 속도가 빨라서 금방금방 지나갔기 때문! 들어가는 길에 금지품목 예시가 있었는데 어느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은 제품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브랜드 이름이 써있을것만 같은 제품들인데 정작 브랜드 없이 소주/카레/김치/고추장 과 같은 식으로만 이름이 적혀있었다.

보안수속을 거치고 면세구역에 들어갔을 때 시간은 거의 10시 반 정도였다. 제1터미널 면세구역의 식당 마감시간은 9:30 혹은 10:00 라서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 라운지까지 문을 닫아서 밥을 먹을 곳이 없었다. 반대쪽 게이트에 있는 던킨도너츠까지 가서야 간신히 도넛과 샌드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면세점은 대체로 문을 닫지만 일부 면세점들이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술이나 담배를 사는데는 지장이 없었다. 다만 이 때도 달러가 싸지는 않아서 딱히 면세점에서 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담배는 할인을 해서인지 흡연자들은 사더라)

던킨에서 시간을 보내고 인원이 있으니 잠깐 같이 놀다가 적당히 시간에 맞춰 비행기에 탑승했다.

기본적으로 자리에 놓여있던건 헤드셋과 담요. 

시설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기내 와이파이에 연결할 수 있는 것 같았고, 최신 영화도 제법 있었으며 메뉴판도 줬다! 

제일 좋았던건 기내에서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을 예쁜 파우치에 담아서 나눠줬다는 거다. 비건 립밤과, 칫솔, 치약, 귀마개와 슬리퍼, 그리고 양말이 있었고, 파우치는 그냥 들고다니기에도 좋아서 갑자기 터키항공이 좋아졌다. 2시간 기다린 것만 아니었어도 만족도가 최상이었을텐데... 

기내식 첫 끼를 먹을 때 맥주를 달라고 했더니 EFES 필스너를 줬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맥주 타입이 필스너라 아주 만족스럽게 마신 맥주였다. 

기내식 메뉴는 볶음밥이었는데 고추장에 비벼먹으니 아주 맛있었고, 후식으로 나온 케익도 엄청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다면 던킨에서 샌드위치를 반만 먹었을 텐데.... 늦은 시간까지 굶다가 먹어서 허겁지겁 먹고 이미 배를 채운 뒤에 비행기를 탔더니 기내식이 맛있었음에도 얼마 못먹은게 아쉬웠다. 

기내 화장실에 갖춰져있는 물품도 제법 괜찮아보여서 잠깐 찍어보았다. 한참 자다가 깨서 확인한 비행시간은 아직 이스탄불까지 3시간이 남아있었다. 

다시 깨서 받은 오믈렛. 와 오믈렛이 정말 맛있어서 기내식을 남김없이 해치웠다. 

보통 기내식은 잘 소화도 안되고 입맛도 안나는데 간은 쎄서 깨끗히 비우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건 너무 맛있어서 안먹을 수가 없었다. (대한항공 탈 때마다 특별 기내식을 시도하는 이유가 이거다) 기내식이 너무 맛있어서 터키항공에 가산점을 주고 싶을 정도. 

먹고 자고 먹고 자고를 반복하다 도착한 이스탄불 공항. 도착한 탑승구가 공항의 끝자락에 있었는지 한참 이동해야했다. 

가라는 길 따라서 쭉 이동한 뒤, 보안수속을 다시 거쳐야 했고 바로 앞에서 탑승구를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한번 거치고나서 들어간 이스탄불 면세점. 자석을 구경하는데 가격은 5~8유로 정도. 면세점 가격은 싸지 않았다. 

간단하게 먹을 음식들도 파는 것 같아서 궁금하긴 했지만 기내식을 너무 배부르게 잘 먹은터라 먹지는 않았다. 탑승까지 시간도 넉넉하진 않아서 적당히 둘러보면서 바로 지나갔다. 

이스탄불 공항의 카트는 무료지만 보증금이 있어서인지 아무데나 카트를 두고다니는 사람은 볼 수 없었고, 카트를 끌고다니는 사람도 보기 어려웠다. 

신기한건 어린 사람들을 위한 라운지가 따로 있다는 점이었다. 30살 미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넘는 나이라 멀직이서 구경만했다

기념품은 대체로 비싼 편이었는데 일부 술은 한국보다 쌌다. 특히 슈슈는 한국에서는 500ml 가 3만원 후반정도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서는 더 큰것도 17유로 정도라 돌아가는 길에 꼭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러시아와 그렇게 멀지 않은 덕분인지 러시아 스탠다드(보드카)도 볼 수 있었다. 이것도 깔끔하니 괜찮은데 아쉽게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술이라 굉장히 혹했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보기로 했다. 

자석은 공항 면세점 여기저기에서 파니 굳이 찾아 헤메면서 다니진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스탄불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비행기. 여기에서는 디스플레이가 터치가 되었는데 기체가 앞서 탔던 인천-이스탄불 비행기보다 더 최신인 것 같았다. 영화나 드라마 구성은 동일했다. 

이스탄불에서 부다페스트까지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주는 메뉴는 간단하게 요거트에 치즈와 칠면조, 야채가 들어있는 샐러드(?),빵과 잼을 줬다. 커피에 우유를 타서 받았는데 라떼도 맛있었고 치즈와 칠면조도 간이 적당해서 좋았다. 체리잼이 의외로 맛있어서 빵에 열심히 찍어먹었다. 

이스탄불에서 부다페스트로 갈 때는 창가자리로 받아서 좋아하는 사진들을 또 찍어볼 수 있었다. 


부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고 심사할 때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줄을 잘못 서서 잠깐 오래 걸렸던 점만 제외하면...) 짐을 찾고 공항을 나가서 왼쪽으로 이동하니 시내로 가는 100E번 버스 티켓을 뽑을 수 있는 기기를 찾을 수 있었다.

가격은 1500 포린트로 5천원 정도에 공항버스 티켓을 살 수 있었다. 신용카드로도 살 수 있다. 티켓을 뽑고 이어서 조금 더 이동하면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직원 분들에게 티켓을 보여주면 안내를 해주면서 티켓에 펀칭(혹은 표시)을 한다. 

 


그리고 이제 돌아가는 비행기! 부다페스트에서 인천으로 갈 때도 이스탄불에서 환승을 했다.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려는데 인천가는 비행기가 4시간 연착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몇시간이요....? 

부다페스트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된 건 아니니까 일단 출발은 변경이 없었고, 부다페스트 공항은 작았기에 수속에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아서 금방 구경을 하러 갈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파는 기념품. 모짜르트 초콜렛 리큐어 500ml 는 딸기와 다크, 초콜렛이 있었는데 가격은 26~27유로 정도. 헝가리의 기념품인 파프리카 소스와 토카이 와인이 있었다. 적당한걸 고르려면 면세점이 아니라 마트나 시장에서 사오는게 좋을 것 같지만 못샀다면 공항에서 골라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면세점이 종류는 조금 더 다양한 편이다.

다시 이스탄불 공항으로 가는 길. 메뉴는 샌드위치와 야채, 치즈. 그리고 잠을 잘 자기 위해(라는 핑계로) 맥주를 받았다. 이스탄불까지는 2시간이면 가지만 그래도 잠깐 눈을 붙여볼 순 있었다. 

딜레이 4시간 실화인가.... 심지어 2:25 출발 예정이었는데 6:25 출발로 바뀌면서 새벽에 애매하게 자다 깨야 하는 시간... 이동하다가 어디 공항 구석에서 잠깐 눈붙이고 다시 이동해야하는 무시무시한 일정이 되었다. 비행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덕분인지 탑승구 표시도 되지 않아서 적어도 출발 한시간 전에는 확인해야 찾아갈 수 있었다.

다행히(?) 이스탄불 공항 어딘가에 NAP ZONE 이 있는걸 발견했다. 낮(?)잠을 자라고 만든 공간인것 같은데 잠깐 자기에 아주 적당한 의자들이 있고 어두컴컴해서 두어시간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일행이 중간에 탑승구 표시가 되었고, 어느 탑승구로 오라고 알려줘서 한시간 조금 넘게 자다가 일어나서 바로 탑승구로 이동했고, 가는길에 (이번에는 드디어) 발견한 무료 와이파이 키오스크! 이걸로 티켓을 뽑아서 등록하면 무료 한시간인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졸다가 간것도 있고, 로밍해간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남아있어서 이용하진 않았다. 

탑승구 근처에 도착해서 다시 의자를 잡고 자려니, 연착 시간이 길어서인지 터키항공에서 물과 샌드위치를 나눠줬다. 잠이 더 고플 때라 일단 받고 잠깐이나마 다시 잤다. 



다행히(?) 갈때는 조금 더 신식이었는지 터치가 되는 디스플레이! 는 자고 잠깐잠깐 깼을때는 받아둔 영상을 보느라 디스플레이는 거의 비행경로 확인에나 사용했다.

졸다가 메뉴판도 주는걸 받아서 확인했다. 위에 있는 음식부터 주는건가 했는데 이륙 직후에 아래의 아침메뉴를 주고 착륙 직전에 위에있는 메뉴를 줬다. 아마 연착 덕분에 시간이 늦어져서 식사 순서를 바꾼게 아닌가 싶다. 
옆자리에 한국분들이 있었는데 메뉴 받아보고 뭐가 밥메뉴냐고 해서 치킨필라프를 드시라고 하고 다시 기절..

비행기에서 받은 첫끼는 오믈렛! 부드러운게 너무 맛있었다. 여기저기서 한참 자다깨서 먹으니 아침메뉴같은게 더 괜찮기도 했다

디스플레이에 연결이 되는거 같긴 한데..... wifi가 일반 사용자에게는 유료다. 마일즈&스마일 우수고객이었나 그정듀는 되어야 무료로 제공되었던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기능 있구나만 보고 패스.

밥먹을 때 즈음 확인한 바깥은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비행기 날개에 가려서 그렇게 잘 보이진 않았다. 

 

이후에 나온 메뉴는 저녁메뉴라 그런지 착륙 전에 술을 같이 받을 수 있었다. 아침메뉴에는 술도 안주는 사람들.. 너넨 낮술 안마시니...?
여행갈땐 맥주였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와인에 도전. 적당히 먹을만하긴 했지만 내 취향은 아니라 두번은 안마실 것 같다. 밥은 한국의 찰진 밥은 아니었지만 강황가루가 들었는지 살짝 누런 색임에도 제법 맛있었고, 같이나온 닭고기와 병아리콩 요리도 괜찮았다. 병아리콩을 저렇게도 요리할 수 있구나. 

여행 중에는 일정이 빡빡해서 잠을 별로 못잤는데 비행기 연착 덕분에 쪼개서라도 잠을 보충하긴 했다. (수면점수는 별로였지만) 여행기간 중에는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 내외였는데, 이 날은 졸다가 이동하고 졸다가 이동하고 밥먹느라 잠깐 깨고를 반복해서 잔 시간이 무려 8시간이 넘긴 했다. 


전체적인 터키항공 후기.
- 연착이 굉장히 잦은 편이다. 환승포함 4번 타는데 두 번이 연착.
- 이스탄불이 허브라 그런지 인천에서 이스탄불 가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직원수가 모자란지 처리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해외에서도 보통 일찍가서 한시간이면 일처리가 끝나는데... 일찍 갔는데도 이렇게 오래 줄을 서본 건 처음이었다.
- 기내식은 정말 맛있다. 연착에 대한 서비스나 기내에서 제공받은 서비스는 나쁘지않았고 기내에서 주는 아이템도 예뻐서 -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 비행기 시설도 좋다.
- 비행기 바깥의 서비스는 굉장히 불만족, 기내에서는 매우 만족. 가격도 싼 편이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 총평
학생이었다면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겸 체력을 팔아서 이용할만할 것 같은데, 환승을 굉장히 오랜만에 해본 직장인으로서는 다시는 경험하고싶지 않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아마 다음에 다시 터키항공을 타는건 백수일 때, 혹은 직항이 없을 때 말고는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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