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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텀블벅 펀딩 중 <여행에 춤 한 스푼> 본문
작년 초에 글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어느샌가 목표는 책 한 권 내는걸로 바뀌었고,
한권 분량의 글을 한창 열심히 쓰고 퇴고하고를 반복하다 결국 책을 냈다.
책쓰기 수업에서는 POD(Publish on Demand, 주문제작) 방식으로만 책을 출판하는 거라서 (ISBN은 나온다) 조금 아쉽지만 그대로 진행해서 출판까지 완료했었다. 하지만 pod 방식으로 제작한 책은 교보문고와 같은 서점에서 진열되는 일이 아주 드물다고 하더라. 찾아보니 그 출판사에서 낸 책은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대부분은 여러 명이 한 권의 책을 쓰는 방식이라서 그랬을 것 같다.
결국 POD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출판 전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해봤는데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조건이 붙긴 했지만 책을 찍고 서점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에 냉큼 계약하고 다시 출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일정 부수 이상을 보장해야한다는 조건은, 극 I이며 홍보도 잘 못하는 내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조건이다. 책쓰기 수업에서도 이런 조건으로 계약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럼에도 서점에 비치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도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만약 그 조건만 있었다면 못하겠다고 하고 끝냈겠지만, 텀블벅을 통해 홍보를 돕는다는 조건이 있어서 어느정도 홍보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마저도 플랫폼만 빌렸다 뿐이지 결국 내가 홍보를 해야한다는 건 그대로였지만 그 땐 몰랐다. 그리고 텀블벅을 프로젝트 진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역시도 장점으로 느껴졌다. 서점에 출판한 이후에는 전자책도 쉽게 출판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제법 큰 장점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출판사를 변경하면서 편집도 다시 하고 표지도 다시 뽑느라 시간이 더 걸리긴 했지만(바뀐 표지는 생각한 것과 달라서 조금 아쉽지만), 결국 책이 나올 준비를 마쳤다. 텀블벅은 오픈하자마자 주변의 댄서들에게 열심히 홍보한 덕분인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최소 금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금액과 출판을 위한 목표 부수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아직 한참 남았다는 얘기다.
이제 막 오픈해서 아직 진행기간이 17일이나 남았으니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되면서도, 아는 사람들을 통한 홍보가 벌써 끝난 건 아닌지, 아무도 관심갖는 사람이 없거나, 후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티스토리에도 진행상황을 업데이트 해두고, 누구라도 더 볼 사람이 있진 않을까 싶어 글을 정리해서 올려본다.
이 책의 주제는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춤추는 얘기, 그리고 춤추러 여행가는 얘기다. 이 블로그에도 춤얘기나 춤추러 간김에 놀고 온 얘기 들이 제법 많이 있다.
사실 처음엔 그렇게 특별한 주제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회사를 제외하면 내 주변은 이제 대부분 댄서라서 내게 춤 얘기는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춤춘다, 춤추러 여행간다고 말하면 독특하다, 열정이 대단하다고 하며 가서 뭘 하고 오냐고 묻곤 했다. 어떤 춤인지 설명하는 것부터, 여행가서 뭘 하는지, 춤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니 나에게 엄청나게 많은 글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춤을 추기 전의 나는 평범했는데, 춤을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평범하게 시작하지는 않았고, 취미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은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들을 이것저것 해보며 나만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렇게 춤에 대한 책을 쓰면서 가진 가장 큰 목적은,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춤 얘기를 쓰는 거였다. 서점을 굳이 고집하게 된 것도, 지나가는 사람에게 노출시키기 위함이 컸다. 책을 읽는 사람 중에는 춤에 관심은 있지만 차마 두려워서 시도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 요즈음은 원데이 클래스도 많아서 한번 해보고 그만두는게 쉽다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파트너 댄스가 궁금하지만 무서워서 시작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놀고 이런 생각을 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책을 보며 친숙하게 느껴지거나 그리 허들이 높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한번 시도해보는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첫날 여기저기 홍보를 한 덕분이라고 해야할지, 텀블벅의 출판-에세이 분야의 가장 상단에 프로젝트가 위치하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유지하면 다른 사람들도 보기 쉬우니 많이 후원할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책을 읽을지가 가장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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