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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핀페스트(Finnfest) 2023 후기 본문
작년 9월에 갔던 이벤트지만, 핀란드 여행 후기도 12월에야 겨우 올렸기에... 가장 큰 목적이었던 이벤트, 핀페스트 후기는 잊고 있다가 생각나서 사진과 영상을 찾아보며 기억을 더듬어봤다. 심지어 이벤트 사진을 블로그에 업로드 해두는 것도(포스팅 하기 전에 사진만 비공개로 올려둔다) 까먹고 정리해버려서 따로 찾아내야했다.
가장 처음 왔던 날은 호텔에 도착해서 바로 Pre-party(Dance)에 참석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헬싱키 시내 워킹투어에 참가했다. 댄서가 이끄는 무리라 설명도 경험에 빗대어서 이해하기 좋고 함께 다니는 사람들도 댄서라서 모르는 댄서들과 친해질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헬싱키는 처음 간 곳이라, 여행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어서 이번엔 워크샵을 신청하지 않고 그냥 파티패스만 샀는데, 구경을 엄청 열심히 다니고 잘 놀았던걸 생각하면 좋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물론 유럽의 워크샵은 대부분 레벨을 나눠서 진행되기에 그만큼 퀄리티 있는 강습이 진행되지만, 미국과는 다르게 주변을 걸어서 돌아다니거나 대중교통을 통해 다닐 수 있다는, 관광하기 훨씬 좋은 장점도 있었다. 덕분에 며칠동안 헬싱키에서 머물면서 가보고 싶다며 꼽아둔 곳을 잘 다닐 수 있었다.
토요일은 이른 낮 부터 일정이 있어서 따로 어딘가를 찾아가진 않았지만 이벤트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는 저녁 일정까지 할 일이 거의 없어서 낮에 느긋하게 사우나도 체험하고 산책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그야말로 후회없는 관광을 한 셈이었다.
핀페스트의 춤에 대한 느낀 점을 정리해보자면... 프로쇼는 기대가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 실망했다. 인트로나 프로잼 둘 다 썩 만족스럽진 않았는데, 챔피언이 얼마 없어서 어쩔 수 없던 것 같긴 하다. 세커플 정도로는 나올 수 있는 조합이 빤했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스트릭틀리나 잭앤질 들을 구경할때는, 유럽엔 얼굴이라도 아는 댄서가 많진 않다보니 멋진 사람들을 새로 알게 되는 느낌이었다.
strictly open final
가장 기억에 남는 춤과 음악. 구관이 명관이라고 해야하나.... 가장 익숙한 댄서인데 가장 눈에 잘 들어오고 가장 멋지고 재미있게 추는 다니엘과 마리나. 이 때 competti 라는 음악을 처음 들었는데, 특히나 stay and go 부분을 춤으로 살린 게 너무 인상깊어서인지 이 춤을 본 이후로 한동안 음악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 외에도.... 떨어진 김에 인터부터 결승 영상을 찍어봤다. 찍어보니 인터도 참 예쁘게 추는게 내가 떨어진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뭘 고쳐야 저렇게 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더라. 어떻게 보면 또 그렇게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으면서도, 어떻게해야 저렇게 예쁘고 우아하게 추는 느낌이 날지도
어드밴스드 레벨의 잭앤질. 여기서는 개인적으로 Lisa 라는 팔로워의 춤이 가장 좋았다. 핀페스트에서 본 뒤로는 줄곧 응원하고 있다. 처음 헬싱키에서 춤추러 간 날부터 매일 소셜 때 빠지지 않고 춤을 추던 팔로워인데, 투어를 다닐 때 같이 다닌 적이 있었다. (사실 지인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몰랐다. 이름이 익숙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투어 때는 검정색 옷과 베낭, 하나로 묶은 머리에 조용하고 잘 웃지도 않았는데 춤출때는 항상 미소띤 얼굴로 즐겁게 춤을 추는 데다가 옷도 밝은 색을 섞어 다양하게 입고 머리도 풀고 있어서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것 같다. 투어때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볼 수 있던 것과는 다르게, 춤출때는 같이 춤을 추는게 아니라 멀찍이서 구경만 했으니 다르게 보였을 법도 하다.
올스타 잭앤질은 리더보다 팔로워가 적어서 몇몇 팔로워는 두번씩 춰야했다. 노비스, 인터 레벨에서는 항상 팔로워가 리더보다 많은데, 어드 이상 레벨에서는 팔로워가 적고 리더가 많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레벨이 올라갈 수록 팔로워가 더 잘 추기 어렵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낮은 레벨에서 팔로워가 올라가기 힘들다는 의미일까.
핀페스트 뿐 아니라 다른 이벤트에서도 비슷한 느낌이긴 하지만, 요즈음은 올스타레벨의 댄서들이 춤추는 걸 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보기도 좋다. 어느정도 이상으로 춤추는 기술, 몸을 잘 쓰게 되면 이후로는 센스의 영역이라서 그런가, 센스있는 댄서들도 많고 각자의 방법대로 음악을 해석하는 방식이 새롭고 스타일도 다양해서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에 반해 챔피언은 항상 보는 사람 위주로만 보는데 가장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데 항상 신선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서 실망할 때가 더 기억에 남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몇몇 특정한 챔피언들을 제외하고는 이를 항상 만족시키는 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의 다른 이벤트를 보다가 전광판으로만 나오는 핀페스트 로고를 보니 살짝 아쉬운게... 예쁘긴 하지만 아래 한줄 정도는 지금 무슨 경기(competition)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 정도는 띄워놔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 홀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천장이 높아서 훨씬 넓은 공간을 쓰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조명도 형광색이 아니라 은은한 색으로 여러 간접조명을 덧대놓아서 따뜻한 느낌에, 천장의 샹들리에까지 더해지니 대회 영상이나 소셜 영상을 찍을 때에도 엄청 예뻤다.
핀페스트에서 가장 재미있던 순간은 사실 대회를 지켜보는 순간들이 아니라 소셜 중 몇곡 내내 스틸링과 스위치를 반복하며 춤췄던 거였다. 보통 이런 건 한두곡만 하고 끝나는데, 여기서는 대여섯명~열명이 되는 인원이 계속 참여했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함께 춤췄다. 나는 참여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처음엔 재미있는 볼거리다 싶어서 근처에서 구경하려고 자리를 잡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춤추고 있던 한 명과 눈이 마주쳤고, 그 친구가 나에게도 해보라며 손짓을 해준 덕분에 끝까지 기회를 노리다 한두번씩 참여해서 즐거운 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다.
내가 춤추는 순간을 찍을 순 없었고, 계속 춤을 춰서 중간에 잠깐 빠져나와서 영상을 찍다가 다시들어가서 춤을 췄지만 거의 30분 동안 우리가 춤추던 공간은 스틸링 존이었고, 이건 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우리도 이런거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소셜하는 장소 어딘가에 스틸링 & 스위치 공간을 만들어서 이것만 하고 노는 공간이 있으면 대회 결과 같은거 연연하기보다 더 노는데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거의 30분동안 이렇게 추다보면 중간중간 사람이 빠지기도 하지만 다시 늘어나기도 하고, 두세명이 아니라 대여섯명 이상이 참여하다보니 여러 사람과 한번에 만나서 춤을 출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잘 추는 팔로워, 리더를 이렇게라도 잠깐씩 잡아보고 어떻게 춤을 추는지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그렇게 잠깐 추다가 괜찮으면 잠깐 빠져서 따로 춤을 추고 오기도 할 수 있다. 패턴을 몇 개 밖에 모른다면 스틸링만 배우고 두세개 패턴만 추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겨서 더 자연스럽게 춤이 늘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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