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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사우나 체험 Loyly, 헬싱키 산책, 순록핫도그, 연어수프와 시장구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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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사우나 체험 Loyly, 헬싱키 산책, 순록핫도그, 연어수프와 시장구경

진예령 2023. 12. 2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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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여행의 거의 마지막 날. 낮을 온전히 여행으로 쓸 수 있고 저녁엔 다시 춤추러 가는 일정이라, 마지막은 사우나에 한번 가보자며 핀란드의 사우나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동은 트램으로, 사우나는 중앙역 근처에서 한번 트램을 환승해서 가야하는 위치였는데 트램이 자주 와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길부터 파란 하늘이 예쁘게 펼쳐져있고 햇살은 따뜻해서 헬싱키 같지 않은 화창한 날이었다. 이런 날이 제법 많아서 우리에게 남은 헬싱키의 이미지는 겨울임에도 파란 하늘에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은 따뜻한 느낌이 되었다. 

핀란드의 사우나는 대부분 바다 수영을 같이 해서 그런지 항상 바다를 끼고 있었다. 덕분에 바다를 구경하기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바닷가 옆에 조그만 오두막을 지어 별장처럼 사우나를 만들어두고 바다에 들어가서 식히고 사우나에서 몸을 데우는 방식으로도 많이 운영하는 듯 했다. 이런 방식으로 무료로 운영하는 전통 사우나도 있는 듯 했지만 차마 바다에 들어갈 엄두를 못내는 우리로서는 일단 건물 내에서 즐길 사우나라도 많은게 낫지 않을까 싶어 조금 더 현대적인 사우나를 선택했다. 

 

헬싱키에서 제법 유명한 사우나 중 하나였다. 한국의 사우나와 비교하면 깔끔한 맛이나 다양한 즐길거리 같은 건 부족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온전히 사우나를 즐기고 사우나에서 가끔 대화나누는 걸 보면 사우나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리 재미없는 건 아니다. 

 

Löyly Helsinki · Hernesaarenranta 4, 00150 Helsinki, 핀란드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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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문한 Loyly 사우나 건물이다. 바다와 붙어있는 곳에 사우나하던 사람들이 몸을 식힐겸 나와있다. 바다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패딩을 입고 있던 우리와는 다르게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이 날씨에 이게 어떻게 가능한건가 싶어 신기하게 지켜보았다. 

사우나 건물에서 바다와 붙어있는 다른 쪽은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사우나 이용객과 일반 이용객의 자리는 쉽게 지나갈 수 없게 분리되어있었다 (지나가려면 못갈 건 없는 정도의 분리) 

일반 이용객의 자리가 훨씬 넓고 다양한 의자가 있던 만큼 굳이 불편한 선베드 등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어 대부분은 각자 적당히 편안한 의자를 찾아 바다를 구경하는 듯 했다. 이 날은 마침 날씨도 아주 좋아서 일광욕을 하거나 마냥 구경하기에도 괜찮은 편이었다. 물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전에는 야외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사우나를 마치고 나오니 해가 더 따뜻해져서인지 야외 테이블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 건물에 레스토랑과 사우나가 같이 있지만 엄연히 공간은 분리되어있다. Loyly 사우나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날이 많으니 가능하면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는게 좋다. 

왼쪽은 레스토랑 공간, 오른쪽은 사우나 공간. 오늘 예약 마감이란다. 

예약 안하면 갈 수 없는 곳.. 엄청 핫한 사우나다
전부터 보니 최소 하루, 이틀 전에는 예약해야 갈 수 있는 곳인 듯 싶었다. 며칠전부터 미리 보다가 이틀 전에 미리 예약해두었는데 안했으면 큰일날뻔했다.  영어로 되어있는 것도 아니라서 번역기를 돌려가며 입력값을 채워서 겨우 예약했다. 가격은 인당 23유로로 우리는 두명이라 46유로! 

이건 메뉴판. 사우나 하다가 중간에 뭘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사우나 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사우나 다 끝나고 먹거나 1시간쯤 놀다가 먹는걸 추천한다.  우리가 간 날 사우나 종류는 프라이빗 2개까지 해서 4개를 쓸 수 있었는데, 야외에 두개, 실내에 두개였다.
(야외, 프라이빗 사우나)바다가 보이는 곳도 프라이빗인 것 같았는데 그나마 제일 덜 덥고 바다 구경을 할 수 있어서 물멍하기도 좋았다.
(야외, 공용)그리고 야외에 있는 다른 하나는 훈증(?) 사우나 같은거였는데 스모키한 향이 많이 났다. 오래 있으면 눈에 안좋을 수 있다고도 하는데 여기가 은근 내가 오래있기 좋은 온도라 제일 오래 있었던 사우나였다.
(실내, 공용) 실내에 있는 사우나 하나는 뭐 보이는건 잘 없지만 가장 일반적인 느낌의 사우나인듯 했다. 가장 처음에 들어갔던 사우나도 여기였는데 안에 있던 사람이 다른 사우나도 설명해줘서 잘 줏어들었다.
(실내, 프라이빗) 입구 근처에 있는 정수기 옆에 숨어있는 문을 통해 샤워실을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 곳이 프라이빗 사우나의 입구였다. 한쪽에 유리창으로 바깥이 비교적 보이는 공간이어서 그런지 조금 덜 더운 느낌도 있었다. 나가자마자 샤워실이 보여서 여차하면 물을 부을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마지막으로 들러본 사우나라서 익숙해졌는지 제법 잘 버티게 되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우나를 오가는 중간중간 몸이 아주 잘 데워졌다 싶을 때 마다 바다에 몸을 담그는걸 도전했는데 네번에 걸친 도전 끝에야 겨우 전신을 담가볼 수 있을 정도로 해수가 차가웠다.
처음엔 발목만 겨우 담그고 도망갔다가, 그 다음엔 무릎, 그 다음은 골반, 그 뒤에야 목 부근까지 겨우 담가볼 수 있었다. 그나마도 물에 빠질까 무서워서 사다리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머리로는 물에 뜬다는 걸 알았지만 물도 차가운데 바로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기니 쉽게 도전할 수 없었다.
늦가을 날씨라 바깥에 수영복차림으로 있으면 추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우나의 힘인지 차가운 바닷물의 힘인지 오히려 썬베드 위에 있을땐 그다지 춥지 않았다.
바닷물에도 들어가보고 사우나도 종류별로 탐험하고, 바깥 공간에 있는 썬베드에도 누워서 시간을 보냈더니 2시간은 금방이었다.


사우나 중에는 핸드폰을 챙겨가지 않아서 뭘 찍을 수가 없었다. 사우나는 수영복입고 들어가지만 아주 많이 엄청나게 덥다. 그와중에 장작에 물 끼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러면 갑자기 달궈진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실시간으로 끓는 가마솥에 담긴 개구리가 된 기분이 든다. 처음엔 물붓는다길래 뭐지? 했는데 물 붓고 3초 버티다가 바로 탈주하고 두번째도 비슷하게 버텨보려다 탈주... 그 뒤로는 물 붓는다고 하면 여러분 안녕 저는 나갈게요 하고 뛰쳐나갔다.

맥주 두잔과 소세지 감자튀김 하나를 주문하고 35유로라는 가격표를 받았다. 


불멍과 물멍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명당이 있었다. 사진을 찍을 여유를 갖춘 사람들은 거의 여기서만 사진 찍고 다른 곳에서는 안찍는 것 같은데, 주변에 사람들이 계속 나와서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했다.

거의 한시간 반 정도 동안 사우나를 알차게 즐기고 나와서 주문했는데 음식이 나오는데 오래 걸려서 맥주와 롱드링크만 후다닥 마시고 감자튀김은 먹다말고 포장해서 나가야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씻고 나와서 맥주를 시켰으면 시간이 딱 맞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사우나 끝나고 돌아가는길. 느긋하게 한시간-한시간 반 코스였는데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걷기로 했다.
헬싱키는 안전하기도 해서 느긋하게 여유부리기도 좋았다

바다를 보여 난 산책길을 쭉 걸으니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구경하기에도, 산책하기에도, 나와서 놀기에도 좋았다. 모처럼 좋은 날씨에 바깥에 나와서 여유를 즐기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HSS Harbour Dock · Merisatamanranta 8, 00150 Helsinki, 핀란드

★★★★★ · 페리/국내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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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곳으로 올라갈 생각은 없었는데 수다 떨다 가야할 길을 지나쳐서... 급 결정된 짧은 경로. 높은곳이라 풍경 내려다보기 좋았다. 날도 엄청 좋아서 어디를 어떻게 찍어도 그림같았다

 

A Scene II – sound installation · 00140 Helsinki, 핀란드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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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또 찾아온 곳, 온 김에 시장에서 파는 음식으로 간단하게 안주를 사가고 간식도 먹기로 결정했다. 

 

Free Walking Tours Helsinki · Eteläranta, 00170 Helsinki, 핀란드

★★★★☆ ·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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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튀김. 앞에서 한입 먹었을땐 바삭하고 짭쪼름한게 안주로 딱 좋았는데 들고가는길에 눅눅해져서 아쉬웠다

헬싱키 여행에서 아직 못먹어본 건 순록으로 만든 무언가였다. 순록 스테이크집을 찾아볼까 싶기도 했지만 저녁 일정이 있어서 식당을 갈 시간은 부족했는데 마침 시장에서 순록 핫도그를 봤다. 연어 스테이크와 순록 스테이크 등 여러 옵션이 있었지만 안되는 메뉴가 있어서 결국 순록 핫도그로 결정했다. 핫도그 맛은 여러 소스를 함께 먹어서 그런지 다른 소세지와 크게 다른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안주로 먹게싿며 사온 튀김은 호일에 잘 포장된 덕분인지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눅눅해져있어서 많이 아쉬웠지만 짭쪼름한 간이 남아있어서 그냥저냥 먹을만은 했다. 
오는길에 저녁으로 사온 초밥과 야식으로 사온 훈제연어와 연어 크림치즈, 비스켓까지 먹을게 충분해서 부족하진 않았다. 




월요일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가는 길에 들러서 먹은 점심. 사실 호텔에서 조식도 든든하게 먹은 상태라 뭘 더 먹을만한 위장은 아니었지만, 연어수프를 먹고싶은 마음에 하카니에미 시장에서 연어수프로 유명한 식당을 들렀다. 

 

Hakaniemi Market Square · Hämeentie 1, 00530 Helsinki, 핀란드

★★★★☆ · 신선식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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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p & More 라는 식당이었는데, 식당 안에서 먹을 공간도 있었지만, 식당 바로 앞에 문을 열고 나가면 바깥에서 먹을 수 있는 곳도 통해있었다. 

수프를 주문하면 빵은 알아서 먹을만큼 가져가라고 한다. 배가 그리 고프진 않은 상태라 연어수프를 하나 주문하고 한명 더 먹을 수 있게 비용 추가를 한 뒤, 빵을 알차게 챙겼다. 그것도 너무 많이 챙긴게 아닌가 싶지만 수프랑 같이 먹기엔 빵이 정말 좋은 조합이긴 했다.  

바깥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수프와 빵을 함께 곁들였는데, 수프가 정말 .... 크다. 연어도 많고 감자는 밑에 깔려있었다.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산책할 겸 살짝 건물 안을 구경하기로 했다. 시장건물이니 만큼 다양한 식료품과 연어요리등을 파는 걸 볼 수 있었다.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은 음식들도 많이 보였지만 이미 여기저기 돈도 많이 쓰고 가방도 무거워서 구경만 했다. 



가장 신기했던건 다양한 연어 요리였는데, 이것만 사가면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이 안와서 못사먹은게 가장 아쉽다. 빵이나 비스킷이라도 같이 사서 어떻게든 먹어보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시장구경을 하고 나는 여행다닐 시간이 조금 더 있어서 시내의 다른 마트도 구경갔는데, 역시나 연어와 관련된 가공식품이 많았다. 연어 스프레드(가장 오른쪽 주황색 잼 같은 것)는 비스킷에 뿌리기도 좋고 샌드위치에 넣어먹기도 좋았다. 

밀키트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가볍게 저녁을 먹기 괜찮아보였는데 다른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보다 맛있는 연어를 더 먹고 가겠다는 일념으로 또 연어 초밥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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