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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경비행기 조종 체험(프립) 후기 본문
프립에서 서핑을 가볼까 하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신기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게 있길래 신청했다. 이 체험은 지난달, 8월 중순에 다녀온 거라 제법 따끈따끈한 후기다. (7월에도 한번 신청했었는데 비가와서 비행기가 뜰 수 없다며 취소돼서 재도전했다. )
바로 경비행기 조종 체험 !
예전에 페북에서 지인 한명이 경비행기 조종하는 걸 보고 (체험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걸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는 몰랐다. 경비행기 조종이라고 하면 직업으로 하는 경우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체험으로도 가능했다.
프립에서는 매주 있는건 아니고 2주에 한번 가는 것 같은데, 잠실에서 비행장까지 이동하는 버스와 비행 체험 이후 궁평항에서 석양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까지 포함되어있다. 물론 저녁을 사주진 않아서 식사비용은 따로다.
참고로 비행장 근처에는 편의점도 없기 때문에 이동하는 길이나 도착해서 배고플 것 같다면 아침을 든든히 먹거나 출발하기 전에 뭐라도 사들고 가는게 좋다.
이렇게 추가로 놀 생각은 없지만 경비행기 체험은 해보고 싶다면 그냥 하늘누리 비행학교에서 직접 예약하고 알아서 찾아가도 될 것 같다. 대중교통편이 썩 좋은건 아니라 자차가 있다면 알아서 찾아올만 할 것 같다.
비행장이 집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긴 했지만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서 뚜벅이인 나는 그냥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탔다.
버스타고 도착하면 교육장(?)(가건물, 에어컨 있음) 앞에 귀엽게 꾸며진 비행기와 토끼들을 볼 수 있다. 교육장 한 구석에는 귀여운 인형도 있어서 누구의 취향으로 꾸며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비행하기 전, 버드 스트라이크나 엔진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지만 교육이라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코스로 이동하게 되는지가 대부분이었다. 운전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비행기 위에서 설명해도 충분하다고 한다. 잠깐 조종 체험하는 수준에서는 너무 많은 걸 알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체험 중에는 직접 조종을 해보거나 무중력 체험도 가능한데, 조금 더 오래 조종하고 싶거나, 무중력 체험도 더 많이 하고 싶다면 미리 얘기하면 들어주신다고 한다.
비행기의 종류도 다양해서(4대 정도) 각각의 특징과 함께 설명해주시면서 원하는 비행기가 있다면 그걸 탈 때 냉큼 손들고 나오라고 했는데, 워낙 특징이 많아서 제대로 기억하진 못했다.
전체 비행시간은 20분 정도로 생각보다 길었는데, 비행기로 궁평항까지 갔다가 돌아서 남쪽의 자동차 공장도 슬쩍 구경하고 우리나라 모양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도 위에서 보는 코스로 은근 볼 것도 많은 코스였다.
이날 버스 기사님이 네비를 잘못 찍어서 궁평항도 잠깐 들렀다가 하늘누리 비행학교로 왔는데, 차로 30분 걸리는 거리였다. 경비행기로는 3분이면 간다고 해서 새삼 비행기의 속도와 하늘에는 정해진 길이 없다는 걸 깨닫게 했다.
한창 더운 날씨였지만, 비행장 중간에는 2층으로 올라가서 활주로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활주로를 조금 내려다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비행기와는 거리가 있어서 생각만큼 사진이 잘 나오진 않는다.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찍고 싶다면 1층에서 찍는게 더 괜찮은 것 같다.
대기중인 비행기들. 여러 종류의 비행기가 서있어서 하나씩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내가 탈 비행기는 비교적 오래된 비행기였는데, 안정적인(?) 속도와 속도변화?! 를 자랑한다고 했다.
계기판은..... 알수 없는 수치들과 각종 버튼으로 가득한데, 일단 조종 체험에서 알아야 할건 고도 계기판 정도로 다른건 모르겠다. 같이 탄 조종사님이 간단하게 설명해주신다.
아래 보이는 하늘색 손잡이가 조종의 메인! 핸들이다. 앞 뒤 양옆으로 살짝씩 움직이면 비행기가 왼쪽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고도를 높이고 낮추게 된다.
엑셀과 브레이크.... 같은건 발로 밟는게 있었는데, 조종체험이 끝날때나 되어서 이런게 있다는 걸 깨달아서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다.
비행기 양 옆 창문에는 원형 창문이 있었는데, 구멍이 뚫려있어서 비행기가 움직이니 바람이 들어와서 제법 시원했다. (8월 중순은 밖에서 5분만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미친 날씨였다)
이 비행기의 단점은, 사진 중간에 비행기 날개와 창문구멍이 자꾸 나온다는 거다... 안나오게 찍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 사진을 찍을 생각이 있다면 창이 커서 시야 확보가 잘 되는 비행기를 타는 걸 추천한다.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햇빛 때문에 사진이 잘 보이지도 않아서 기내에서 양쪽 장애물 없이 사진 예쁘게 찍기는 쉽지 않았다. (썬글라스를 써서 더 안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한번씩 잘 찍으면 예쁜 섬이나 항구 사진을 잘 건질 수 있다.
큰 방향 전환은 대충 끝내고 직진만이 남았을 때, 조종체험의 기회가 왔다. 처음 탔을 때부터 핸들에 손은 올리고 있었지만 내가 조종해보는건 처음이라 엄청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내가 핸들을 잡자마자 비행기가 떨어지진 않을테니 적당히 잡고 왼쪽 오른쪽으로만 살짝씩 조종했는데, 바람이 한쪽 방향으로 불고 있었는지, 오른쪽으로 가는게 쉽지 않았다. 살짝만 틀어서는 오른쪽으로 안가고 계속 왼쪽으로 가서 확 틀어야하나 고민하게 됐다.
내가 조종하는 동안은 조종사님이 아예 핸들에서 손을 떼고...!! 대신 내 핸드폰을 가져가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엄청 긴장한 상태였지만 썬글라스를 쓰고있던 덕분에 흔들리는 동공은 나오지 않았고, 굳은 표정도 대충 멋있게 나왔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셔츠를 걸쳐서 그런지 조금 더 그럴듯하게 나온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마땅히 둘 곳을 찾지 못한 남은 손)
가는길 중간중간 예쁜 곳도 보고, 무중력 체험도 하고... 무중력 체험은 길게 하면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짧게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짧게 x10 으로 여러번 반복해주셨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저는 그냥 안정적으로 잘 날아가는게 좋아요ㅠㅠ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어디가서 이런거 또 해보겠냐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나고보니 재미있었다.
이게 그 한국 모양의 산책로인데, 자세히 보면 산맥이 있는 위치는 조금 더 색이 진하다. 산책할 때는 알 수 없다지만 위에서 내려보니 너무 예뻤다.
이제 비행장으로 돌아가는 길.
착륙하고 내가 탄 비행기도 사진을 찍어뒀따. 빨간색과 하얀색이 같이 있는 예쁜 비행기다. 오른쪽은 다른 비행기인데, 창이 넓어서 사진찍기 좋았을 것 같다.
비행기 안타고 기다리는 동안은 다른 비행기들이 지나갈때 이렇게 사진을 찍고 놀 수 있다. 너무 더워서 비행기 온다! 할때 후다닥 달려가서 찍고 다시 들어와서 에어컨바람을 쐬는게 좋은데, 날이 적당히 선선하고 좋을 때는 계속 나가서 비행기 구경하며 사람들과 수다떨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원래는 프립 대장님이 카메라를 들고와서 찍어주시는데, 와서 만난 다른 일행들도 같이 사진을 찍고 괜찮은 사진을 건지면 같이 공유해주시기도 한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비행기와 함께 나오게 찍는거라 타이밍이 중요하다.
모두들 체험을 마치고나니 어느덧 두어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 궁평항을 이동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일몰을 보는 시간이다.
다들 회를 먹으러 갔지만... 회를 좋아하진 않아서 회센터로 간 일행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원래는 칼국수를 먹을까 했지만 밀가루를 최대한 피하던 중이라 회덮밥을 먹기로 했다.
프립 대장님의 추천으로는 회를 먹을거라면 회센터가 적당한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좋은데, 칼국수라면 여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해서 이쪽으로 왔다. (끝나고 바로 카페로 갈 거라는 계산도 했다)
참기름의 고소한 향과 적당한 고추장의 조합은 뭘 먹어도 맛있게 만들어줬고, 야채가 가득한 회덮밥은 더 깔끔한 맛이라 좋았다! 후다닥 밥을 먹고나니 (계획대로) 일몰시간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아서 위층 커피숍에서 커피와 함께 일몰을 구경하기로 했다. 카페는 제법 넓었고, 아주 시원했는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바깥 테라스 공간도 따로 있어서 일몰 볼때는 잠깐 나가서 구경하기도 괜찮았다.
창가에 앉아서 멍때리면서 일몰 구경하기.
비행체험하러 온거였는데, 이렇게 맛있는 식사에 좋은 경치에 커피까지 마시면서 쉬니까 당일치기 여행을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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