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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TAP(The After Party) 2023 후기 본문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주인 11월 말 혹은 12월 초에 열리는 TAP, The Open 이 추수감사절에 열리기 때문에 항상 그 다음주에 열리는 행사다.
Open 에서 Show case 나 Classic, Rising star 와 같은 루틴 공연들을 잔뜩 했던것과는 다르게 공연은 없고 즉흥적인 댄스, 적흥적인 대회들로만 구성되어있다. 둘 다 비슷한 지역 (거리는 조금 있지만 차로 한시간반 정도 거리. Open 은 LA 북부 Burbank 지역, TAP 은 LA 남쪽의 Irvine에서 열린다) 에서 열리기 때문에 두 이벤트를 연달아 가는 댄서들이 많다.
볼룸이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사람들은 엄청 많아서 복작거린다는 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시장 한복판에서 춤추는 느낌.
대충 공식 영상에 올라온걸 확인하면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 수 있다.
볼룸 하나의 크기는 300~400명 정도의 참가자면 적당히 붐비게 추겠다는 느낌이었는데 전체 참가자가 800여명이라고 얼핏 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다른 볼룸도 사용해서 워크샵이나 대회 때는 어떻게 할만했지만 소셜은 정말..... 이런데서 어떻게 춤을 추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춤추는 사람은 많았고, 붐비는 곳에서 춤추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서 참가자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다른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오픈은 안가도 자유롭고 열정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탭은 간다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이 곳이 미국에서 보내는 한 달여의 시간 중 가장 마지막 주간이자 마지막 이벤트였기 때문에 가져온 음식도 다 먹겠다며 한쪽에 잘 쌓아뒀다. 이벤트마다 시간이 부족할 때면 간단하게 참치죽이나 라면 등으로 몇 끼를 때워서 이제는 적당히 들고오는 스킬도 생겼다. 주말내내 호텔을 잘 나가지 않는 덕분에 근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겠다.
탭에 참가하는 인원은 엄청 많은데 볼룸 하나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행사에는 여러개의 볼룸을 사용했다. 가장 큰 두개의 볼룸은 대회를 나눠서 치르는데 사용했고, 소셜 역시 두 곳에서 나눠서 진행하다가 사람이 적어지는 새벽 4~5시 이후에야 하나를 닫았다.
워크샵은 3-4개 볼룸에서 나눠서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인기있는 댄서들의 워크샵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몰리는 걸 볼 수 있었다.
파트너를 데려와서 정해진 안무를 함께 배우는 수업이었는데, 파트너가 고정인 덕분에 챔피언들도 몰려와서 다 함께 수업을 들었다. 낮은 레벨에게는 너무 어려운 안무라 중간에 포기하고 도망가는 사람도 제법 있었다. 파트너를 데려와야하는 걸 모르고 온 사람들은 소수의 리더와 다수의 팔뤄 그룹으로 이루어져서 파트너를 바꿔가며 연습했는데, 중간에 파트너가 없는 타이밍을 지나고나면 도저히 뭐가 뭔지 알 수 없어져서 낙오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낙오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 솔로 워크샵(파트너 없이 혼자 들을 수 있는 수업) 중심으로 찾아들었다. 다른 워크샵은 대부분 파트너를 바꿔가며 워크샵을 진행하는데 반해 탭에서는 발레부터 컨템퍼러리, 힙합 등 여러 솔로 워크샵이 있어서 이것만 들어도 배울게 많다는 장점이 있었다.
디제이 배틀. 영상에는 디제이 배틀 어쩌고 하면서 누가 춤춘 영상이라고 나오는데 대체 디제이 배틀이 뭔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건지 알려주지 않아서 뭔지 정말 궁금했는데 드디어 궁금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디제이들은 2명씩 한 팀으로 4팀이 있었고, 본선에 진출한 커플들은 각각의 디제이들이 자기 팀으로 영입한 것이다.(각각 4커플씩 뽑는다) 그 팀에서 디제이가 곡을 틀면 뽑힌 커플들은 그 곡에 춤을 추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디제이 팀과 경쟁하는 구조인 것.
탭은 티셔츠가 예뻐서인지 입고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올해는 굿즈 종류도 다양했다. 컵이나 텀블러는 모르겠지만 티셔츠를 입고다니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있었다. 크롭티 길이가 괜찮아서 여자들은 크롭티를 많이 입고 다니고 남자들은 조금 더 길이가 긴 티셔츠를 종종 입는다. 그래서인지 굿즈를 판다고 시작했을 때 섰던 줄은..... 도저히 기다리기 어려울만큼 길어서 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지인이 앞에서 줄을 빠르게 선 덕분에 티셔츠 하나를 사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지만, 이후에 사람들이 빠지고 나서 갔을 땐 인기있는 티셔츠나 사이즈는 거의 다 없어져서 남은 것만 조금 구경해 볼 수 있었다.
대회 중간에 잠깐 소셜하는 타이밍에는 대회 참가를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교적 사람이 적어서 그나마 춤출만했던 것 같다. 물론 그마저도 아주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말이다.
탭에서는 영상 촬영을 못하게 한다. 아티스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영상촬영을 하지 말라고 하고 공식 영상만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아티스트들 각자에게 영상을 보낸다. 물론 아티스트들이 직접 찍는 건 허용하고, 그들이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찍는 영상 역시 괜찮다. 공식 영상이 워낙 잘 나오는 덕분에 이것도 나쁘진 않지만 모든 영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게다가 영상이 빨리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open 과 tap 모두 영상을 찍을 수 없어 온전히 두 눈으로 보고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었다. 영상을 찍으면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보기보다 자꾸 찍는 영상을 확인하게 되어 조금 아쉬운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람이 빠졌는데도 너무 복잡한 소셜... 앉아있는 사람도 엄청 많았다. 그나마 사람이 적은 옆 볼룸에서 한창 춤을 추다가 넘어왔는데 잘 추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긴 했지만 춤출때마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을 걱정을 하며 춤추는건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일요일 전의 소셜에서는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는데 일요일 저녁은 추다보니 갑자기 신이나서 엄청 열심히 춤을 추다 왔다. 마지막날마저 재미없었으면 나에게 탭은 재미없는 이벤트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재미를 느꼈어도 또 가고싶은 이벤트는 아니다)
월요일 새벽, 귀국을 위해 공항에 가는 길. 차안에서 보는 붉은빛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안찍을 수 없었다. 행사장이 어바인에 있어서 공항까지는 한시간정도를 달려가야했고 우버비는 10만원 넘게 나왔지만 그래도 4명이었으니 나눠낼만했다고 생각해본다.
전체적으로 너무 비쌌던 미국 물가... 여기서 먹고살려면 정말 월급은 두배는 받아야 입에 풀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특히 미국 서부는 물가도 높고 연봉도 높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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