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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보기
벨뷰 보태니컬 가든, 유니온 레이크, 스페이스 니들, 시애틀 스타벅스 리저브 본문
숙소 근처에 있어서 굉장히 자주 갔을 것 같지만, 지나가는 동선에 있지도 않고 제법 오르막길에 위치한 덕분에, 일부러 시간내서 찾아가는게 아니라면 잘 가지 않는 곳이다. 주말에 날씨도 좋고 시간도 괜찮아서 첫날 이후로 다시 한번 찾아가봤다.
동네 주민이면 진짜 산책삼아 자주 왔을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나 강아지를 데리고 있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기 더 좋아보였다.
이 즈음 부터가 본격적인 정원구역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위치별로 나눠져서 무슨 컨셉의 구역 같은 식으로 나누어져있는 듯 했는데, 조경물이나 돌 같은게 달라보이긴 했다. 나무도 아마 달랐을테지만, 집앞에 있는 나무도 햇빛가리개로만 쓰고 벌레만 보면 나무를 자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는.... 식물의 차이는 잘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집 앞이 아니라 잘 꾸며져있는 나무들과 산책로들은 예쁘게만 느껴졌고 마침 단풍에 물든 나무들은 색깔마저도 다채로워서 보는 눈도 즐거울 수 있었다. (그래도 도시에서만 자라서 그런지 나무의 차이는 잘 구분하지 못하는 편이다.)
벨뷰 보태니컬 가든에서는 연말즈음에는 조명을 달아 조금 다른 느낌의 정원으로 꾸미는 전시(?)를 한다고 한다. 평소에는 입장료가 무료지만 이 기간에는 입장료를 일부 받는다고 하는데, 그 준비였는지 중간중간 조명으로 꾸며져있는 나무들과 장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춤을 춰도 될 것 같은 바닥도 중간에 있어서 살짝 찍어봤다.
조명이 달려있는 곳이 엄청 많아서 저녁에 이곳을 오면 얼마나 예쁠까 하는 기대감이 앞섰다. 아쉽게도 내가 머무는 동안은 계속 준비만 하는 기간이었는지 전시하는 기간과는 겹치지 않았지만, 연말에는 항상 이런 전시를 하는 듯 했다.
조명으로 고추밭 같은것도 꾸미는지 겨울에는 잘 보이지 않는 푸릇한 식물들 대신 조명을 활용해서 볼거리를 주는 것 같았다.
정원을 빠져나와서 버스타고 유니언 호수로 가는 길.
는 바로 벨뷰에서 바로 유니온 호까지 가는 버스를 찾지 못해서 중간에 워싱턴 대학 근처에서 환승했다.
온김에 다시 유니버시티 디스트릿 구경을 할까 했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호수와 그 근처였기 때문에 다시 이동!
시애틀의 대중교통 수단에는 버스만 있는게 아니라 지하철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 환승한건 지하철이었는데, 한국처럼 대중교통 티켓 하나로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환승하며 이용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했다.
탈때 교통카드를 찍는 시스템이었던것 같은데, 지하철 안은 적당히 깔끔했고, 지하철 시스템은 한국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열차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열차의 목적지는 어디인지를 알고 확인해야 잘 찾아갈 수 있었지만 구글맵의 힘으로 잘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만큼 알아보기 쉽게 되있는 것 같진 않다. 한국은 지하철 색으로도 표시하고, 전광판 외에도 어느 방향인지 표시하니 조금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노레일을 타는 곳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모노레일을 탈 기회는 없었다.
사실 바로 유니온 레이크로 이동한 건 아니었고, 파이크 플레이스 근처의 길에서부터 쭉 걸어올라가며 구경하다가 너무 힘들면 대중교통을 다시 타도 될 것 같아서, 아래쪽에서 환승하며 잠시 멈춰 점심을 먹었다.
딘타이펑 바로 옆에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차우더에서 점심으로 크램차우더와 감자튀김. 이렇게 해서 세금, 팁 포함 가격이 만오천원인가 이만원 정도.... 제법 든든하게 먹긴 했지만 이 자리에서 한화로 계산했으면 못먹었을 것 같다.
그리고 상업지구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며 시애틀의 거리를 느껴보았다. 시애틀은 LA나 다른 도시에 비해 좁은 공간에 오피스와 상가들이 밀집되어있어서 그런지 깔끔하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역으로만 따지면 샌프란시스코도 비슷한 느낌이어야 할 것 같은데, 조금 다른 분위기였던건 주의 정책이 달라서 그랬던 걸까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낮에는 안심하고 대로를 걸어다닐 수 있었다.
걸어가는 길 중간에 저 멀리 스페이스 니들이 보인다.
중간에 트램을 이용할까 했지만 트램을 기다리는 시간이나 걸어가는 시간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갈땐 걸어가고 올때 트램을 타는걸로. 걷다보니 도착한 유니온 레이크 파크!
중간에 경비행기 탑승장이 있어서 경비행기가 물 위에서 이착륙하는걸 구경할 수 있었다.
호숫가에 앉아서 마냥 구경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보트를 타는 사람이 많은지 보트 선착장도 있었고, 개인 보트 뿐 아니라 대여해서 타는 것도 가능한 것 같았다.
30분 가까이를 호수만 바라보며 물멍을 즐기다가 나왔다.
호수가 메인인 것 같지만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공원이기도 했는데, 그 탓인지 어르신들이 나와 공놀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돌아갈 땐 트램...을 타려고 했지만 거리가 또 그렇게 멀진 않아서 다음 목적지인 스페이스 니들 까지도 걸어서 이동했다. 지난번엔 저녁에 와서 야경만 잠깐 본 게 아쉬워서 이번엔 해가 떠있는 시간에 찾아왔다.
스페이스 니들도 나름대로 주변이 모두 공원이라 돌아다니는데도 한참 걸렸다. 한국으로 치면 올림픽 공원 같은 느낌? 멀리서도 잘 보이는 크기라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여기도 큰 분수가 있었는데, 계속해서 물이 나오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거나 한번씩 거대한 물줄기를 뿜어내기도 해서 아이들이 장난치며 뛰어다니기 좋은 장소이기도 했다.
바로 앞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개장을 준비중인 것 같았지만 내가 갔던 11월에는 아직 열리지 않았을 때라 아쉬웠다.
분수까지 뛰어노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구경하는 중. 가끔 노숙자(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보이긴 했지만 그리 위험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리고 공원을 쭉 가로질러 찾아온 곳은 커피숍. 앉아서 쉴 곳이 필요했다.
커피만 파는건 아니고 기념품(?) 컵이나 원두, 샌드위치나 캔커피 등 들고나가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판매하고 있어서인지 손님들도 제법 많았다. 기다리지 못할만큼 줄이 길진 않았지만 쉼없이 손님들이 드나드는 모습이 적당한 맛집을 알리는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매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었고 앉을 자리도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 보통은 아메리카노를 즐기지만 날이 서늘해서 그런지 왠지 라떼가 마시고 싶었다.
미국 사람들의 스몰토크.... 내가 앉았던 자리는 창가에 있는 소파자리였는데 4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에 한사람씩 앉는 듯 해서 대충 소파 하나를 차지하고 앉았었다. 어느 순간 옆자리에 할아버지 한분이 앉으시더니 그 옆에는 또 다른 커플이 와서 앉았고 그들끼리 스몰토크를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 커플 중 한사람은 동양인이었는데, 내가 참여하지는 않았던 그 대화를 본의아니게 듣다가 그분이 한국 사람인 걸 알게 되었다. 얘기를 듣자마자 "야 너두?" 하면서 대화에 급 참여하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끼는게 이상한 것 같아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외국에서 보는 한국 사람이 반갑기도 하고, 한동안 한국어로 말하지 못했던 탓에 한국어로 뭐라도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몰토크에 참여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잠깐 쉬다가 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했다. 이번엔 캐피톨 힐로! 아무런 일정 없이 하루종일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애틀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지난번에는 지인과 야경을 본다며 차로 다니며 봤던 곳이지만, 모두 야경만, 그것도 차에서 살짝만 봐야했던 터라 아쉬웠던 곳들을 오늘 다시 둘러보고 있다. 야경투어 때는 사진을 얼마 찍진 않았지만 후기 글은 아래에 있다.
캐피톨힐 중간에 있는 도로에 적당히 내려서 걸으면서 길을 구경했다.
티모바일 매장은 메인색이 핑크색이다. 나도 이번에 시애틀에 와서 처음 알았다. 티모바일이라는 통신사는 알고 있었지만 색은 전혀 몰랐는데, 지인이 알려주었다. 어느 핑크색 대형 건물을 보며, 저 건물은 야심한 시각에도 분홍빛이냐며 물었더니 티모바일 매장은 모두 분홍색이라며 알려주었고, 그 이후로는 지나가며 보이는 티모바일 매장마다 정말 분홍색인지를 살펴보게 된다.
버스를 기다리는 중. 구글맵에 써있는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가 안온다.... 출발 정류장이 아니라면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 당연한 미국의 대중교통 시스템... 구글맵에서 예상한 시간도 맞지 않는다는게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버스가 있기는 한데 그냥 늦는거니 이해해보기로 하고 지는 석양을 구경하며 기다렸다.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오늘의 마지막 관광 코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시애틀점.
로스터리 매장이라 그런지 규모도 엄청 컸는데, 이곳에서만 파는 메뉴가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유명한 건 역시 에스프레소 마티니였는데, 칵테일 줄이 너무 길어서 나는 포기하고 빵과 커피만 샀다.
대부분이 관광객인지 원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보다는 기념품이나 칵테일에 관심이 있어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그 주변에만 사람이 많은 느낌...
여기밖에 없는 메뉴답게 칵테일 바 근처에서 마시고 있는 사람도 아주 많고 줄도 아주 길게 서있었다. 칵테일만 만드는 직원도 여럿 있었는데 모두 바빠보였다. 여기서만 판다고 하니 한번 마셔보고 싶긴 했지만, 긴 줄을 서서 한잔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적당히 주문하고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커피 칵테일을 판매하는 곳 바로 맞은편에는 빵과 케익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직접 구워서 내는듯 빵이 구워지는 향이 커피향에 뒤지지 않았다.
커피매장에는 신기한 구조의 커피 원두 기계가 있었는데, 로스터리에서 볶아진 원두가 계속 공급되는 듯 싶은 구조였다.
마땅히 앉을 테이블을 찾기도 쉽지 않았는데, 계단 한쪽은 앉아서 마실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있는 것 같아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칵테일을 만드는 곳은 두곳이었다는게 아주 놀라웠다. 그런데도 줄이 이렇게 긴 거였단 말인가...
계단의 오른쪽에 있는 기계가 로스터리 기계였는데, 커다란 로스터리 기계에서 원두가 볶아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고, 한창일 때는 커피의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었다. 로스터리 카페에서 거대한 기계를 보고 사진을 찍기보다 다른 사진만 많이 찍어온 것 같지만... 눈으로 구경은 로스터리 기계를 제일 많이 했으니까 ..ㅎㅎ
내가 주문한건 빵 코너에서 피자빵, 그리고 커피 코너에서 커피와 쿠키 하나였다. 이게 나름 저녁 식사 겸 커피라서 아메리카노보다는 우유가 들어간 메뉴를 선택했다. 하루종일 돌아다닌 덕분에 에너지 보충도 하고, 늦은 저녁에 있는 일정까지 시간도 제법 보내야 했기 떄문에 열심히 앉아서 쉬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피자빵은 가격에 비해선 그렇게 만족스러운 메뉴는 아니었다.
머리 위에는 로스터리 카페를 한글자씩 바꾸며 띄우는 패널이 있었는데, 영화에나 나와서 기차 시간을 표시해야할 것 같은 아이템이 있었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희귀한 장치인 듯 이걸 보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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